그러자 노인 배척운동에 청치인들이 가세해 의사들이 공익은 뒷전이고 고객을 잃지 않기 위해 노인의 생명을 마구잡이로 연장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사태가 갈수록 나빠지자 정부는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인공심장의 생산을 중단시켰다. 대통령은 신년사를 통해 ‘노인을 불사의 로봇을 만들 수 없다’며 ‘생명에는 한계가 있고 그 한계는 존중되어야한다고 선언’하는 대목이 나온다.
마치 우리의 미래사회를 그려내는 것 같다. 향후 10년이면 뇌 과학의 비밀이 밝혀지고, 30년이면 생명과학 혁명이 생길 전망이다.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는 불사의 로봇이 탄생할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생애는 크게 보아 30년 공부해서 30년 일하고 30년 노후를 맞는 30년 주기의 3단계의 틀을 가지고 있다. 마지막 제3단계는 제1단계와 같이 노인(퇴직자)은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가장 대우 받고 보호받을 수 있을 때 선진국이고 복지국가일 것이다.
그런데 OECD의 2011년 기준 국가별 사회복지 현황을 분석한 보고서(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65세 이상 가구 중 소득이 중간 위치 가구소득의 절반에 못 미치는 가구의 비율)은 45.1%로 가장 높고, OECD 평균이 13.5%인 점을 고려하면 3배가 넘는다.
아마도 97년 IMF로 대량 실직한 분들이 재취업이나 창업없이 노년실업으로 이어진 것이 아닌가 한다.
또 OECD 평균(6.8%)을 목표로 할때,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노인복지 지출 비중이 1.7%(2006 ~2008년 평균)이므로 4배를 높여야 한다. 노인빈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내GDP를 높여야 하므로 경제를 성장시키고, 또한 노인도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자는 선진사회,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복지에 대한 수요와 노인층은 늘어나고 요구도 갈수록 커지는 형편이다. 반면에 세계 경제 위기가 장기화되면서 기업 투자가 위축돼 일자리는 좀처럼 늘어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정치권은 대선공약이라하여 비정규직의 정규직전환과 정년연장 등의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기업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법제화를 통하여 정치의 논리로 정치의 잣대로 재단하는 것이다.
이것은 안 될 일이다. 지금의 비정규직을 생산한 것도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정치논리에서 비롯됐다. 그 결과 계속 근무할 수 있는 사람도 2년이면 재계약없이 해임하는 폐단이 생겼다.
또 정규직전환과 정년연장 법제화는 기업의 사활이 달린 문제로 기업이 결정할 문제이다.
다음은 후자인 노인이 스스로 일자리를 찾고 일해야 한다는 부분이다. 일자리는 젊은이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노인에게도 필요하다. 만약 정년이 연장된다면 남은 재직 기간은 멘토로서 노하우를 전수하는 기회로서 새 일자리에서 일할 수 있는 역량을 개발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황혼의 반란은 노인들이 일자리를 찾으면서 시작된다. 노인도 일 할 수 있으면 일자리를 찾아 일을 해야 한다. 그것은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에게 준 하느님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노인이 행복해야 가정이 행복하고 사회가 행복해진다. 행복지수는 욕망이 작을수록 높아진다. 인생3단계 노인의 삶은 비움의 삶, 남을 위해 사는 느림의 삶임을 알며 사는 것이다. 그래서 일하는 노인은 행복한 사회의 주인이고 세상의 주인이 될 것이다.
오 환 섭 경희대 기계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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