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한국연예예술단

한국가요, 中 2000년 고도 ‘합비’를 사로잡다

한국이 중국인 관광객들로 넘쳐나고 있다. 한국이 들썩인 배경에는 중국 내 한류 열풍이 자리 잡고 있다. 한류로 인해 많은 중국인들에게 한국은 ‘꼭 한번 가보고 싶은 나라’가 된 것이다.

 일각에선 한류가 한물갔다고 우려의 목소리도 들리지만 중국 현지에서 느끼는 한류의 수은주는 여전히 뜨겁다. 한국연예예술단(단장 전병찬)이 한·중 수교 21주년을 맞아 중국 안휘성 합비시(허페이, 合肥)에서 개최한 ‘K-POP 나눔문화합비콘서트’ 현장에서도 뜨거운 한류열풍을 감지할 수 있었다.

거대 중국 내 한류는 드라마, 음악, 영화 등 대중문화 위주에서 의류, 화장품, 음식, 게임, 캐릭터, 가전제품 등으로 외연을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월드스타 싸이의 경우 중국에서 2013학년도 입학생 면접시험에 싸이 한자 이름을 묻는 문제가 출제됐을 정도다. 이렇듯 이제 한류는 중국인들의 일상생활에 문화적 동반자가 되어가는 분위기다. 그 뜨거운 분위기를 한국연예예술단의 중국 합비 공연장에서 담아봤다.

한·중 가수 20여 명 ‘환상의 하모니’ 선사

한국연예예술단(단장 전병찬) 주최로 지난 2월 28일 저녁 7시 30분 중국 합비시 합비방송국 콘서트홀에서 열린 ‘K-POP 나눔문화합비콘서트’에는 한국의 정상급 가수와 중국 전통음악 및 인기 가수 20여 명이 뜻 깊은 무대를 연출했다.

한국가수 채리나와 합비방송 메인 아나운서 왕건(王建)의 공동사회로 진행된 이날 무대에는 강은미, 유승혁, 양예림, 정선희, 정수아, 강철 등의 한국가수가 흥겨운 노래를 선사했으며 중국가수로는 유승남, 서패, 정사사, 장뢰, 엽탁리 등 실력파 6개 팀이 참여했다.

이날 최고의 보컬실력을 자랑한 가수 정선희는 팬서비스 가득한 무대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관객 다수가 중국인 것을 감안, 중국어로 “워 아이 니 (사랑해)” 인사를 건네거나 “소리 한 번 질러 주세요”라고 외치는 등 최고의 팬서비스를 선사하기도 했다.

이날 화려한 외모에 실력까지 갖춘 가수 정수아는 아나운서 왕건(王建)과 함께 양국 모두에게 사랑받은 안재욱의 ‘친구’를 중국어로 불러 갈채를 받았다.

처음 만나 합창을 한 두 사람은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최고의 하모니를 선사해 듣는 이들의 놀라움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이날 국악인 최미영, 안종미, 양예림씨가 우리 전통 한복을 입고 ‘태평가’, ‘강원도 아리랑’, ‘진도아리랑’ 등의 주요 대목을 메들리로 불러 가장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콘서트는 한국과 중국가수들이 다 같이 1988년 서울올림픽의 주제가였던 코리아나의 ‘손에 손잡고(Hand In Hand)’를 부르면서 2시 30분 가까이 진행된 이번 합비 콘서트의 장대한 엔딩을 맞았다.

중요무형문화재 19호 산타령의 이수자이면서 경기소리 중견 명창인 양예림씨는 화려한 무대매너와 창작 국가가요 ‘처갓집’으로 청중을 사로잡아 행사 후 기자들에게 집중 인터뷰 세례를 받기도 했다.

가수 정선희씨는 “가장 먼저 ‘한류’가 시작된 곳이 바로 중국인데 이번 방문을 통해 중국 내 한류열풍을 실감할 수 있었다”며 “무엇보다 중국 가수들과 한 무대에 서서 한국과 합비시 간의 지속적인 문화교류의 초석을 다지는데 일조할 수 있어 행복한 공연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병찬 단장은 “한-중 문화교류 활성화를 위해 이번 행사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마련했다”며 “이번 합비콘서트의 성공적인 개최를 바탕으로 오는 9월 중 한국에서도 한중문화행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합비콘서트는 ㈜선진파워플랜트, 아이포크㈜, 수원농협, ㈜드림파마, 규중칠우(원장 김혜옥), ㈜효디자인이 후원 및 협찬했다.

그 동안 관 주도의 한·중 수교 관련 기념공연과 행사는 많았지만 경기도의 순수봉사단체가 주관한 대규모 콘서트는 이번이 처음. 첫 해외공연을 마련한 한국연예예술단은 지난 2005년 비영리민간단체로 출범해 그 동안 국악, 가요, 코미디, 무용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150여 명의 회원이 군부대, 교도소, 종합병원, 노인복지시설 등을 찾아 위문공연과 위문품을 전달하며 따뜻한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문의 (031)267-4200


중국 안휘성 합비시는?

포청천의 고향… 중원·강남 잇는 교통요충지

중국 합비시는 안휘성 성소재지로 중국 중부에 위치해 있다. 예로부터 중원과 강남을 잇는 교통의 요지로서 한나라 때부터 합비(허페이)라고 불리었다.

인구 500만 명의 합비시는 2천여 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고도로서 예로부터 삼국고적지, 포청천의 고향으로 유명한 곳이다.

안휘성의 정치, 경제, 문화, 정보, 금융과 상업무역중심지이며 전국에서 중요한 과학연구교육기관이 있다. 사계절이 뚜렷하고 전국에서 유명한 조경도시, 위생도시, 우수관광도시이기도 하다.

합비에는 우리들이 익히 알고 있는 북송대 부패 척결관리였던 포청천(包靑天: 999~1062)을 기리기 위한 ‘포공원’이 있다. 별이 4개나 되는 관광지다.

포청천은 관료생활을 하는 동안 공평하고 사사로움이 없는 정치를 펼친 것으로 유명하다. 지방관으로 있을 때는 부당한 세금을 없애고 백성들의 억울한 사건을 명쾌하게 해결해 주었다. 판관이 되자 부패한 정치가들을 엄정하게 처벌했으며, 높은 벼슬에 오른 뒤에도 소박하고 검소한 생활을 해 청백리로 칭송되었다.

그의 청렴함은 우리들에게는 드라마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그가 극 중의 소재가 된 것은 요즘의 일만은 아니었다고 한다. 남송과 금대(金代)에 이미 그를 주인공으로 삼은 소설과 희곡 등이 출현했으며, 원나라, 명나라를 거쳐 청나라에 이르러서는 포청천을 주인공으로 하는 장편소설들이 성행했다고 한다.

합비는 또 19세기 중국 근대사에서 군사가, 정치가, 외교가로서 40여 년이나 실권을 장악한 리훙장(李鴻章·1823~1901)의 고향이기도 하다. 리훙장은 한국역사와도 깊은 관계가 있는 인물이다.

리훙장은 조선에 대한 종주권을 주장하며 임오군란 수습 과정부터 실질적인 간섭정책으로 전환했고 위안스카이(袁世凱)를 파견해 조선 정부의 내정 및 외교에 적극적으로 간섭했다. 그러나 조선을 두고 일본과 대결했던 청일전쟁 패배 후 그 동안 쌓아온 군사적 명성을 하루아침에 잃은 장본인이기도 하다.

리훙장이 살았던 19세기 청나라의 정국과 그 속에서 리훙장이 처한 위치, 외국 열강들이 몰려들고 반란이 끝없이 이어지던 혼란기 중국의 시대적 사건들, 그리고 군사가·정치가·외교가로서 리훙장의 삶 등을 합비시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밖에도 2천800년 전 조성된 거리로 예전 모습 그대로 유지한 채 주민들이 살고 있는 ‘고진삼하古鎭三河)와 안휘성 최대의 개방식 공원으로 꼽히는 천아호(天鵝湖·백조의 호수)도 합비의 명소로 꼽는다. 마치 호수공원을 끼고 자리한 일산신도시를 연상케 한다.

 

 

 

 

 

 

 

 

 

 

 

글·사진 _ 강현숙 기자 mom120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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