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에 또… 삼성 안일한 대응” 거센 비난

협력업체 STI 직원들 회사 존속 여부 걱정
원생 집단 결석ㆍ집값하락 우려 등 ‘뒤숭숭’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불산이 3개월여 만에 또다시 누출되자 지역주민들의 불안은 더욱 고조됐다.

특히 1차 불산 누출로 1명의 직원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입은 삼성 협력업체 STI서비스 직원들은 회사 존속을 걱정하며 패닉상태였다.

사업장 인근 상가와 학원, 공인중개사무소, 어린이 집 등은 1차 불산누출로 원생이 집단 결석하고 통행이 끊겼던 기억을 떠올리며 고개를 저었다.

동탄 1동 G 유아교육원 교사 K씨(29ㆍ여)는 “불산이 누출된 후 한동안 원생 10명 안팎이 돌아가며 결석해 분위기가 뒤숭숭했다”며 “정상운영을 하느냐는 문의가 잇따랐고 일부 학부모는 아이를 친정 등으로 데려가는 일까지 있었는데 불산이 또 누출됐으니 피해가 더 크지 않겠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석우동 공인중개사 A씨(43ㆍ여)도 “지난 1월 불산 누출 사고 당일 아파트를 계약하기로 했던 고객이 돌연 계약을 취소한 일이 있었다”며 “불산 누출로 집값이라도 내려갈까 다들 쉬쉬해 왔는데 또다시 이런 일이 발생해 악영향이 클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날 열린 동탄 1동 주민회의에서는 재차 발생한 불산누출 사고가 안건으로 다뤄지면서 삼성 측의 안일한 대응에 대한 거센 비난이 일었다.

이민석 동탄1동입주자협의회 회장은 “사고 발생 직후 불산이 누출된 탱크 전체를 교체키로 돼 있었으나 뒤늦게야 교체작업을 벌이면서 불산이 누출한 것으로 유독 화학물질 관리에 대한 근본적인 시스템이 우려된다”며 “유독성화학물질을 삼성이 직접 관리하는 한편 외부 모니터링을 실시하도록 재차 요구할 방침이며 앞으로 대응방안에 대해 토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사업장 불산처리 용역업체인 STI서비스의 표정은 더욱 어두웠다.

1차 사고 이후 부상자 K씨(27)와 S씨(56)는 사고가 발생한 지 2주 만에 본 업무로 복귀했지만 지난달 25일에야 회사로 돌아온 K씨(26)는 정신적 충격을 호소해 내근직으로 전환했고 P씨(33)는 작업에 대한 심리적 공포 탓에 지난달 31일 결국 퇴사했는데 불산누출이 또다시 발생했기 때문이다.

1차 사고 이후에도 공정에 필요한 화학약품 10여개를 공급하며 오는 9월 재계약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사고가 재발하자 타격을 받지 않을까하는 걱정이었다.

팀장 A씨는 “불산 누출 이후 신규직원을 제대로 뽑지 못하고 있다”며 “구인난, 재계약 등으로 업체 존속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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