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하이디스 대량 해고 현실화 되나
대만 이잉크社, 경영 정상화 대신 희망퇴직 언급
수주물량 없어 내달부터 공장가동 중단 위기까지
결국 회사 해체수순 아니냐 우려의 목소리 커져
쌍용차 사태와 판박이로 대량 해고사태가 우려된 이천 하이디스(본보 1월18일자 1면)가 결국 본격적인 직원 정리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디스의 대주주인 대만 이잉크사의 최고경영자가 희망퇴직을 직접 언급한데다 내달부터 수주물량이 없어 공장가동을 중단해야 할 형편에 놓였기 때문이다.
12일 하이디스 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8일 대만 이잉크사의 최고경영자인 J 회장과 면담을 갖고 일련의 하이디스 향방에 대해 30여분 동안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J 회장은 이달 말까지 갚아야 할 채무는 6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연장해 부도사태는 피했다면서도, 희망퇴직 등 직원을 감원해야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디스가 이달까지 갚아야 할 채무는 모두 1천40여억원 규모에 달하고 있으나, 이중 78%에 달하는 이잉크사의 채무를 제외하면 200여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회사측이 경영 정상화에 대한 구체적 언급 없이 희망퇴직 등의 감원 원칙을 노조에 직접 언급하면서 직원정리 절차가 시작됐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내달부터 전 공정라인 중단이 불가피한 상태에서 희망퇴직은 수순일 뿐, 결국 정리해고나 회사 해체수순까지 가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하이디스는 지난 2일 물량이 끊어져 공장라인이 일부 중단되고, 내달부터는 수주 물량이 없어 공장가동이 중단될 수밖에 없는 형편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최고경영자와 면담을 했으나 경영정상화에 대한 의지는 찾아볼 수 없고 희망퇴직을 받겠다는 직원 감원 이야기만 일방적으로 들었다”면서 “희망퇴직은 수순일 뿐 이후 공장이 멈춘 상태에서 정리해고 등이 쉽게 짐작되는 사안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만약 회사 정리수순에 돌입할 경우, 대만 본사까지 찾아가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의지를 확실하게 밝혔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모든 말을 노조에 했기 때문에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하이디스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가전제품 화면에 적용되는 핵심부품인 TE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제조업체로, 지난 1989년 현대전자 LCD사업부에서 시작된 이래 업계의 주목을 받아왔으나 2002년 중국과 대만 기업이 회사를 인수한 이후로 노골적인 기술·자본 유출과 경영난에 시달렸다.
이는 쌍용자동차를 인수했던 중국 상하이차와 인도 마힌드라가 전산망을 이용해 쌍용차의 기술유출을 자행하면서도, 단돈 1원도 투자하지 않아 경영 파탄을 불러온 양상과 흡사해 ‘제2의 쌍용차 사태’라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이천=김동수기자 dskim@kyeonggi.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