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의 그리스도 교회는 신 구교를 막론하고 어떤 신흥종교의 출현으로 몹시 긴장하고 있습니다. 이 신흥종교는 며칠 전 6일과 7일에 서울에서 대성회라는 이름으로 큰 집회를 가졌습니다. 이런 신흥종교의 출현은 사실상 어느 때든지 기성 종교가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사회의 아노미(anomie-무규범 상태나 가치관 혼란 상태)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때 이런 신흥종교의 집단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법이 정의의 편이 아니고 기성집단 특히 지도 집단들이 탈선하고, 올바르게 사는 대중이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하고 불법을 행하는 사람들이 더 잘 사는 사회가 되는 기현상이 두드러질 때 이런 사회의 불협화음이 생기게 됩니다. 작금의 한국 사회는 지도자들에 대한 논란이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많은 이들이 나라의 지도자들을 뽑을 때 깨끗한 무능보다는 손때 묻은 유능을 어쩔 수 없이 택하는 경우를 봅니다. 실상 요새 우리나라의 지도자들에겐 도덕이라곤 전혀 생각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있습니다.
기성종교 제역할 못해 기현상 야기
이번에 새로운 정부가 시작되면서도 우리는 청문회를 통해서 이들이 얼마나 순수하지 못하다고 하는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묵인하고 나라의 일꾼으로 내세웁니다. 그러다 보니 올바른 가치관이 붕괴되고 도덕기준이 없어져서 사회적이거나 개인적으로 무질서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미국의 유명한 사회비평가인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가 쓴 ‘제3의 물결’이나 ‘부의 미래’에서 하나같이 지적하는 것이 사회의 고독과 구조의 상실 그리고 의미의 붕괴가 현대인들을 몰아가고 있다고 보면서 겉보기에 지성적이고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런 신흥종교에 빠져들게 됨을 정확히 지적합니다.
즉 한마디로 기성종교가 자기의 진정한 역할을 못하다 보니까 오늘날 같은 기현상이 야기됩니다. 더구나 기성종교집단 특히 세상을 좌지우지하는 큰 교회가 세속의 형태로 변질되었기 때문에 하느님 안에서 머물고 싶고 무엇인가 보람을 찾으려고 하는 많은 선량한 사람들이 교의가 어떻든 그곳에 가면 왠지 속이 후련해지고 무언가 최면에 걸리듯이 빠져들어 갑니다. 그러다 보니 가족이고 미래의 삶도 포기한 채 그런 집단에 휘말려 살게 되는 딱한 현상을 겪게 됩니다.
그리고 기성종교집단은 무지몽매한 많은 사람들이 더구나 우리 교회의 신도들이 교의에 어긋나고 사이비 같은 신흥종교에 빠져들어 가고 있다고 아우성입니다. 사실 이런 현상은 우리 기성종교의 부패나 아니면 위에서 지적한 대로 사회의 병리현상에 함께 동조하며 한 파도를 타고 있는 기성교회에 하느님께서 일침을 주시는 것을 빨리 깨우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신흥종교의 출현을 나무라고 있습니다.
무신론자의 대표로 나서기를 주저하지 않는 ‘만들어 진 신’,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인 리처드 도킨스는 ‘종교란 망상’이라고 세상을 향해 외치는가 하면 몇 해 전 영화로도 인기를 몰아왔던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는 예수님을 순수한 한 인간으로 주장한 것은 기성종교가 제대로 그 역할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반사작용임을 우리는 가슴 아프게 하느님께 사죄해야할 것입니다. 리처드 도킨스는 말합니다.
신흥종교 두각 하느님께 사죄해야
이 세상에 종교집단이 없으면 얼마나 행복할 것인가라고 외칩니다. 그런데 가만히 역사와 세계를 살펴보면 수많은 전쟁과 살상은 어떻게 보면 그 비극 안에는 종교의 힘이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봅니다.
얼마 전 서울의 큰 명문대학의 이사장을 역임하다 최근에 물러난 한 천주교신부가 말합니다. 인간이 갖고 싶어 하는 종교성은 다른 것이 아니라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고 함께 걸어갈 줄 알고 다른 사람 아프게 하지 않고 다른 사람 아프면 함께 아파할 줄 아는 사람들이 함께 모인 곳이 진정한 교회임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최 재 용 천주교 수원교구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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