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시절 세차례나 ‘30홈런-30도루’를 달성하며 ‘호타준족’의 대명사로 불렸던 박재홍(40)이 화려한 은퇴식을 끝으로 정든 그라운드를 떠났다.
박재홍은 SK와 롯데의 경기가 열린 지난 18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은퇴식을 갖고 그동안 자신을 사랑해 준 팬들에게 작별의 인사를 건넸다. 한 차례 우천 취소로 은퇴식이 연기된 후에는 “오늘도 취소되면 은퇴를 번복하고 다시 선수로 돌아올 것”이라며 그라운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이날 경기 전 선수 시절 자신의 수비 위치였던 오른쪽 외야에서 팬 사인회를 진행한 박재홍은 시구도 그 자리에서 했다. 한두 걸음 도움닫기를 한 뒤 힘껏 던진 공은 두 차례 바운드된 뒤 포수 정상호의 미트에 정확히 빨려 들어갔다.
박재홍을 사랑했던 인천 팬들도 빗줄기가 흩날리는 날씨속에서도 그의 마지막에 열렬한 박수를 보냈다. 은퇴식에서 자신의 선수 생활이 돌아보며 1, 2, 3루를 돌아 홈에 도착한 박재홍은 자신의 등번호 62번을 물려받은 후배 한동민이 전해주는 꽃 목걸이를 목에 건 뒤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어올리며 팬들의 환호에 화답했다.
박재홍은 “팬들이 더는 그라운드에서 제 플레이를 볼 수 없겠지만, 여러분의 마음속에서는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은퇴사를 전했다.
한편, 박재홍은 인천을 연고로 출발한 현대 유니콘스의 중심타자로 활약했고, 2005년 SK로 이적한 후에도 ‘SK왕조’ 건설의 한축을 담당하는 등 대부분의 선수생활을 인천에서 보냈다.
박민수기자 kiry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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