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우 불똥’ 튈까… 경기경찰들 ‘전전긍긍’

검문 비웃은 탈주범, 성남·수원시외버스터미널 거쳐 부산 잠입?

탈주범 이대우(46) 검거과정에서 경찰수사에 구멍이 났다는 지적이 제기, 경찰이 대대적인 내부 감찰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기지역 경찰들도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대우가 수원과 성남 등에 잠입해 폐가나 공사장 등에서 숨어지냈으며, 수원시외버스터미널을 이용해 부산으로 이동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16일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이대우는 지난 14일 오후 7시20분께 부산광역시 해운대역 주변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이대우는 오른쪽 옆구리에 흉기를 지니고 있었지만 별 다른 저항 없이 순순히 경찰에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지검 남원지청에서 절도혐의로 조사받다 도주한 지 25일만이었다.

이대우가 붙잡히며 시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경찰의 수사력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검찰 조사결과, 이대우가 장기간 도피행각을 벌일 수 있었던 데에는 검거 당시 그의 가방에서 발견된 도피자금이 큰 몫을 했다.

이대우는 어머니와 친동생 등에게 현금 300여만원과 옷가지 등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그동안 검·경이 주장한 ‘촘촘한’ 수사망에 큰 구멍이 났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경찰의 대대적인 검문검색을 뒤로하고 시외버스와 택시 등 대중교통을 이용, 정읍과 광주, 서울, 수원, 부산, 울산 등 대도시를 유유히 옮겨다녔다.

특히 이대우는 도주 다음날인 5월 22일 수원으로 잠입, 도주 후 25일 중 21일을 수원과 성남, 부산의 재개발지역 빈집이나 폐가, 공사장 등 인적이 드문 곳에서 숨어지냈다.

지난 10일에는 수원시외버스터미널을 통해 부산으로 이동, 관할청인 경기청 역시 감찰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경기지역 경찰 관계자는 “아직 이대우와 관련해 감찰을 한다는 이야기는 없었다”면서도 “순찰과 검문검색 등의 상황이 정확히 나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청은 지난 3일 이대우가 서울로 잠입했다 사라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경력 2천500여명을 동원해 도내 검문검색을 강화한 바 있다.

안영국기자 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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