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즐길수 있는 오페라 무대 만들고 싶어요”

‘수원화성 유랑콘서트’ 이끈 남지은 수원오페라단 단장

지난 8일 수원화성 일대가 오페라의 선율로 물들었다. 길을 지나던 시민도, 화성을 찾은 여행객도 발걸음을 멈추고 화성을 배경으로 펼쳐진 ‘제1회 수원화성 유랑콘서트’에 마음을 빼앗겼다. 실내에서만 볼 수 있었던 오페라 공연을 야외무대로 옮긴 이들은 누굴까. 남지은 단장이 이끄는 ‘수원오페라단’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수원오페라단은 지난 2006년 3월 수원 토박이인 남 단장의 ‘수원지역에 오페라를 알리고 싶다’라는 결심 아래 창단됐다. 시민들이 ‘오페라’라는 장르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데다 오페라가 어렵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오페라를 널리 알리기 위해 창단 기념 공연으로 ‘휘가로의 결혼’을 선보였으며, 매년 ‘태교를 위한 오페라 갈라 콘서트’, ‘Opera in cinema 영화 속의 시네마’, ‘해설이 있는 오페라 다이제스트’ 등의 공연을 통해 관객과의 만남을 시도했다.

특히 지난 2007년 9월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온누리아트홀 무대에 올린 ‘돈 파스콸레’는 국내 초연으로 수원시민뿐만 아니라 전국 오페라 마니아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수원출신으로는 유일하게 지역에서 ‘오페라 알리미’ 역할을 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이들에게도 나름의 고충은 있다. 창단 당시만 해도 공연 지원금을 넉넉히 받을 수 있었지만 최근 아마추어 단체가 많이 생기고 문화재단까지 설립되면서 예술사업 보조금을 받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원오페라단은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다. 오는 10월24일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온누리아트홀에서 김유정의 소설 ‘봄봄’을 오페라와 실내악극을 버무려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것. 화려한 드레스와 턱시도에서 벗어나 주인공 ‘점순이’ 복장인 하얀 저고리와 검은 치마의 한복을 입고 새로운 콘셉트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남 단장은 “오페라를 오랫동안 해온 저조차도 오페라는 여전히 어렵게 여겨진다”며 “어른도 아이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오페라 무대를 만들어 가는 게 수원오페라단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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