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양적완화 축소 신호에 국내 증시·환율 ‘출렁’

코스피 10개월만에 1천850선↓… 주식·채권·원화가치 ‘트리플 약세’

벤 버냉키 미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 시사 발언에 국내 증시가 급락하고 환율이 급등하는 등 종일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20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9원 오른 1천145.7원에 마감됐다.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 알려진 후 이날 외환시장은 장이 열리자마자 환율이 전날보다 12.2원 급등한 1천143.0원에 출발해 장중 15.8원 오른 1천146.6원을 기록하면서 지난 4월 9일(1천145.3원) 이후 연중 최고치를 달성했다. 주식시장도 코스피가 37.82p(2%) 하락한 1천850.49로 마감해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 만에 1천850선으로 떨어졌다. 코스닥 역시 5.82p(1.10%) 떨어진 525.59로 장을 마쳤다.

채권시장도 오후 2시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전 거래일보다 0.17%p 오른 연 2.98%로 올 들어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출구전략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국내 주식, 채권, 원화 가치가 모두 떨어지는 ‘트리플 약세’ 장세가 펼쳐진 셈이다. 이는 버냉키 의장의 발언 수위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외국인들이 주식·채권을 대량으로 내다 팔고 달러화 매수에 나섰기 때문으로 시장은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오는 25일 긴급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마련키로 했다.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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