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이주민 소통 정이 넘치는 마을로
남양주시 와부읍은 최근 각종 개발로 급성장을 이루며 ‘명품도시’의 면모를 갖췄지만, 지역 특성상 원주민과 이주민의 비율이 2:8일 정도로 급변한 지역이다.
강남권을 비롯한 수도권과의 교통 인프라가 확충된 만큼 수도권에서 활동하며 잠만 청하는 ‘베드 타운(Bed Town)화’ 됐다는 지적이다. 이에 ‘소통’을 중심으로 한 주민간 화합과 융합을 통해 ‘명품도시 와부’의 면모를 지켜내겠다는 와부읍주민자치위원회를 찾아 지역민을 위한 다양한 활동 및 계획을 들어봤다.
‘월문천 물향기 축제’ 주민공동체 복원 1등공신
와부읍주민자치위원회는 지역 상설공연장을 운영, 와부주민의 문화욕구를 충족하고 ‘함께하는 공연문화’를 형성해 공연봉사자의 참여기회를 확대시키고 있다. 이를 위해 개최하는 ‘월문천 물향기 축제’는 주민 스스로 와부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문화를 통한 주민공동체를 형성하는데 기여한다.
지난해 초부터 월 2회씩(5월~10월) 실시해 온 월문천 물향기 축제는 음악을 좋아하고 악기를 연주할 줄 아는 시민이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한 열린 공연이다.
와부읍주민자치위원회는 올해 4기를 출범하면서 기존 월 2회씩 실시하던 행사를 1회로 축소시키되, 규모를 키워 더 많은 주민들이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을 마련했다.
특히 5월에는 ‘가정의 달’, 6월에는 ‘호국보훈의 달’을 주제로 축제를 개최하는 등 매월 테마가 있는 행사로 지역민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아울러 행사 주변에 체험 홍보 부스를 마련해 주민자치센터 수강생과 교사가 직접 나서서 각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등 문화활동을 위한 지역 주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와부읍주민자치위원회는 앞으로 월문천 물향기 축제에 ‘한마음 체육대회’와 ‘걷기 대회’ 등 다양한 경연대회를 추가해 남양주 대표 축제로 만들 계획이다.
특화사업으로 ‘정리코디네이터 1급 양성’
와부읍주민자치위원회는 주민자치센터 특화사업으로 ‘정리코디네이터 1급 양성’을 계획하고 있다. ‘정리코디네이터’는 정리로 어려움을 겪는 고객의 작업 환경 또는 가정환경의 정리체계를 보다 효율적으로 계획해 고객이 만족스러운 생활을 유지하도록 돕는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이다.
위원회는 물질적·정신적으로 풍요로워졌지만 그만큼 복잡해진 현대 사회에 정리 정돈이 힘든 사람들에게 보다 효율적이고 활용적인 정리 정돈 방법 교육이나 대행으로 원하는 목표(정돈된 환경이나 목표매출달성)에 달할 수 있도록 정리 체계를 바꿔 건강하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김해숙 와부읍주민자치위원회 사무국장은 “공업이 발달한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1980년대부터 정리 정돈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보급돼 ‘정리 컨설턴트’라는 새로운 직업이 탄생,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며 “반면 우리나라는 정리 컨설팅이라는 개념이 도입돼 시행된 게 3년밖에 되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자치위원회는 정리 컨설팅이라는 새로운 직업가를 양성해 지역내 여성 직업 고용창출과 소외된 계층에 재능 기부를 할 수 있는 봉사 단체를 만들 계획이다.
위원회는 현재 남양주시 평생교육과에 이 같은 계획을 신청해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단계로 최종 결정이 나는대로 한국정리정돈협회와 연계해 ‘공간감각과 색채 감각익히기’, ‘냉장고 정리법’, ‘서재 정리법’ 등 분야별 다양한 전문가를 초빙한 수업을 통해 정리양성과정을 실시, 자격증 취득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
실버&주부팀, 경기도 주민자치센터 우수동아리 경연 휩쓸어
와부읍주민자치위원회는 타 읍면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실시하는 각종 프로그램 외에 ‘실버&주부 댄스 동아리’라는 독특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현대 및 고전 음악에 맞춰 신나는 에어로빅 댄스와 건강 체조를 접목시킨 프로그램으로 ‘실버&주부’ 팀에는 86세 최고령 어르신을 포함해 65세 이상의 노인회원(18명)과 주부(16명) 등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돼 있다.
이 댄스동아리는 지난 6월 4일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열린 ‘2013 경기도 주민자치센터 우수동아리 선발 경연대회’에서 1등을 차지할 정도로 구성원 개개인이 18세 꽃다운 청춘으로 돌아가 열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시 대회에서 이들은 평균 연령 75세의 높은 연령대임에도 태극기와 소고, 부채, 훈민정음 소품 등을 이용한 화려한 볼거리와 전동과 현대를 믹싱한 퓨전댄스로 나라 사랑의 의미를 청중에게 선봬 애국심을 불러일으키는 감동의 무대를 연출했다.
지난달 11일 열린 ‘제1회 남양주시 평생학습축제 자치센터 동아리경연대회’에서도 최우수상을 거머쥐었던 이들은 오는 10월 울산에서 펼쳐지는 제12회 전국주민자치박람회 동아리대회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계층간, 이웃간, 세대간 소통의 메신저”
6대째 와부읍 토박이… 젊은 위원장의 ‘신나는 마을 만들기’
“마을을 위해 봉사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주민들의 소통과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3월, 제4기 남양주시 와부읍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으로 취임한 최훈묵(45) 신임 위원장의 취임일성에는 시원시원한 외모와 당찬 성격 만큼이나 야심찬 포부가 묻어 났다.
남양주 지역내 타 읍면동 주민자치위원장에 비해 다소 어린(?) 나이에 속한 최 위원장은 젊은 만큼 신선한 계획으로 와부읍 주민들의 삶을 풍족하게 만드는 게 목표다.
최 위원장은 “주변에서 저에게 기대를 많이 하시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어린데 ‘잘할 수 있을까’하는 우려를 표하시는 분들도 있다”며 “이 같은 관심은 모두 잘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 지역분들에게 누를 끼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임기내 반드시 이루고 싶은 중요 사업이 있느냐는 질문에 최 위원장은 “주민자치위원회 대부분이 사업의 중요성만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저는 개인적인 치적보다 지역 내에 있는 새마을지도자협회, 이장협의회, 체육신흥회 등 마을을 이끌어가는 유관 단체들과 유기적인 소통을 통해 와부읍 모든 주민이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또 “와부읍은 최근 각종 개발로 인한 특성상 80%가 이주민일 정도로 타 지역민의 비율이 높다. 이 같은 상황은 자칫 원주민과 타 지역민 간 갈등이 생길 요소가 있다”며 “이런 분들이 지역행사나 사업에 관심을 갖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각 기관이 조직적으로 대화하고 지역 선배님들과 소통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지역 사업은 이런 융화를 위한 한 부분일 뿐”이라며 화합의 중요성을 입버릇 처럼 되내였다.
최 위원장은 덕소 출신으로 초·중·고교를 모두 덕소에서 졸업하고, 아버지를 비롯해 6대째 와부읍에 거주하고 있다. 이토록 뼛속(?)까지 와부인인 그에게 지역 사랑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외지인이 많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그가 화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이유다.
최 위원장은 지난 2008년부터 와부 자율방범대·의용소방대 대원으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교통통제, 캠페인, 각종 사건사고 지원 등 지역 안전에도 앞장서는 ‘와부 지킴이’로서 지역봉사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와부라는 울타리 안에 계신 모든 주민이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도록 돕고 싶다”는 최 위원장은 “‘올곧은 삶을 살라’는 아버지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밝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아직은 전 기수로부터 인수인계를 받으며 장·단점을 파악하고 있는 분석단계”라며 “이전 기수에서 그동안 해왔던 장점들에 새로움을 추구해 타 읍면동으로부터 존경 받고 모범이 되는 주민자치위원회가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위원장은 “지역 대표 행사인 ‘물향기 축제’를 남양주와 경기도의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아직 부족하지만 임기가 끝난 뒤 ‘정말 잘했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노력할 것이다. 믿고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글 _ 남양주·하지은 기자 z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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