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FTA 가시화, 도내 업계 희비 교차

제조·서비스업 “생산확대”  한·중 FTA ‘가속’ 업계 희비  농·축·수산업 “생존위협”

지난 4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제6차 협상이 진행되면서 한-중 FTA가 가시화되고 있다.

세계 최대시장인 중국 시장에 대한 점진적 관세철폐 등으로 세계 시장 교두보 확보 등의 수혜가 예상되지만 도내 업계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경기지역의 지난해 대 중국 수출금액은 265억1천33만2천 달러, 수입은 240억7천823만4천 달러로 중국이 도내 최대 교역국인 만큼 향후 한-중 FTA로 인한 효과를 극대화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선제적 대응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9일 경기개발연구원에 따르면 향후 15년(오는 2028년까지)간 한-중 FTA에 따른 경기도의 산업별 생산은 1조4천142억5천만원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경기지역 제조업 및 서비스산업 생산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도내 외국인 투자액은 연평균 0.217% 증가하고 연평균 수출은 1억1천700만 달러, 수입은 6천100만 달러 늘어 연평균 5천600만 달러의 무역수지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야별로는 전기전자(2천156억원), 석유화학제품(1천631억원), 철강금속(984억원), 수송장비(729억원) 등의 생산액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예상되는 피해도 만만찮다. 특히 농수축산업은 중국의 거대 시장이 열릴 경우 한미 FTA나 한-EU FTA보다 피해가 훨씬 클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련 종사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경기지역의 경우 농축산업은 관세인하율 66%를 적용하면 농축산물과 농가공식품 생산액이 각각 연평균 630억원, 391억원 감소할 것으로 경기개발연구원은 전망했다.

지난해 도내 대중수출 265억弗

전기전자ㆍ석유화학 등 생산액↑

도내 최대 교역국 ‘효과 극대화’

농축산물 생산 연 630억↓ 예상

지리조건 등 이전 FTA보다 타격

“선대책 없이 체결땐 피해 불보듯”

경기지역 농민들은 특히 앞으로 한중 FTA 협상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경우 강력투쟁까지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조창준 한국농업경영인 경기도연합회장은 “중국은 한국과 기후조건이 비슷하고 지리적으로도 가까워 이전에 FTA를 맺은 그 어떤 국가보다 훨씬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선대책’없이 중국과 FTA를 체결한다면 농업을 포기하겠다는 걸로 받아들이고 강력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지역의 수출 효자상품인 IT관련 업계는 한-중 FTA의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지역의 중국 수출 1,2위 품목은 반도체와 무선통신기기로 각각 73억1천121만5천 달러, 24억6천210만9천 달러를 수출하며 중국 전체 수출의 36.86%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들 품목은 세계무역기구(WTO) 국가간 ITA(정보기술협정)를 맺어 무관세화 했기 때문에 한-중 FTA가 체결되더라도 현재와 크게 다를 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무역연구원 정환우 박사는 “노동집약적인 소비재의 경우 국내 관련업계의 경쟁력약화가 우려되고 있지만 무관세 품목의 경우 직접적인 효과가 없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비관세 장벽이나 투자 환경 개선 부분 등 전반적인 부분에서 FTA의 도움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피해 업종에 대한 선별적인 대책마련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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