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벤치·거리마다 슬쩍~ 두고간 양심 일회용 커피 컵 무단투기 ‘몸살’ 번화가 곳곳 ‘시민 의식’ 실종 우후죽순 들어선 커피숍 한몫
여름철을 맞아 커피숍에서 나온 일회용 컵들을 무단 투기하는 얌체족들이 늘어나면서 도내 곳곳의 번화가가 몸살을 앓고 있다. 10일 오후 2시30분께 안양시 만안구 안양1번가 벤치.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설치된 벤치 위에 먹다 버린 일회용 커피 컵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다른 벤치를 둘러 보는 사이 ‘버블 티’를 마시면서 지나가는 학생들이 주위를 둘러보더니 커피 컵을 슬쩍 놓고 사라지면서 컵의 숫자는 금세 10여개가 됐다. 안양1번가 주변을 청소하고 있는 환경미화원 이모씨(66)는 “벤치 위를 치우고 돌아서면 금방 다시 놓여 있는 게 일회용 커피 컵들이라 아무리 치워도 줄어들지 않는다”고 푸념했다.
이 같은 상황은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1가 역시 마찬가지였다. 프랜차이즈 커피숍 앞 신호등 제어기 위에 5개의 일회용 커피 컵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신호등 제어기와 커피숍과의 거리가 고작 1m 내외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시민들이 먹다 남은 커피가 담겨진 일회용 커피 컵을 제어기 위에 놓고 가는 등 얌체투기가 벌어지고 있었다. 수원역 앞 지하철 공사현장 안전 펜스 틈새에까지 일회용 컵들이 가득 매워져 있는 등 성숙된 시민의식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프랜차이즈 커피숍 앞 신호등 제어기 위에 일회용 컵을 버리고 있던 기양(17여)은 “다 먹은 일회용 컵을 들고 다니기 귀찮았다”며 “커피 컵들이 모여 있기에 버려도 되는 줄 알았다”고 태연하게 말했다.
일부에서는 커피숍이 나날이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일회용 커피 컵 소비도 많아져 길거리 여기저기에 컵들이 버려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11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수원시내 커피숍으로 등록된 업체는 모두 360여개소로 올해는 작년보다 96여개소가 새로 생겨 총 456개소가 등록되어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안양시는 197개소로 작년보다 30여개소가 새로 생겼다.
수원시 매산로1가에서는 하루 평균 100쓰레기봉지 15봉지가 수거되고 있고 안양시 안양1번가는 좀 더 많은 20봉지가 수거되고 있다. 이에 안양시 관계자는 “일회용 커피 컵을 이용할 경우 길거리에 버리는 일이 없도록 양심을 챙겼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채다영기자 chaeda@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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