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종교] 클래식 음악과 정신건강

제가 살고 있는 마을 어귀에 느닷없이 큰 플래카드가 걸려있는 것을 보고 마음이 참 착잡했습니다. 내용은 “우리 자녀들의 ‘잘못된 인성’ 더 이상 방치하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습니다. 절실합니다. 가르쳐야 합니다.” 바르게살기운동 ○○동 위원회.

우리 부모들은 자녀들의 인성이 잘못되어 가고 있음을 가슴을 졸이며 걱정합니다. 실제로 젊은 세대들은 좀 더 특출한 것에 정신을 쏟습니다. 이들은 질풍노도의 시기로 사회규범에서 벗어나고 싶은 반항과 일탈의 심리를 갖는 때이기에 특히 이들의 우상인 인기연예인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무서울 만큼 유행의 장을 형성합니다. 그런가 하면 입시경쟁이란 살벌한 긴장감의 연속을 매일 겪다보니 학생들은 그런 압박된 환경과 초조함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잠시라도 잊기 위한 방편으로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음악과 다양한 영상에 깊이 빠져있습니다.

어느 작가의 말과 같이 우리 현실은 도덕이 무너지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환경이 형성되는 것 같습니다. 어느 신문에 기성세대가 만들어 가고 있는 사회의 분위기를 만화의 형식으로 표현하면서 이런 자막이 쓰여 있습니다. 권모술수, 사찰, 국정원기밀누설, 왜곡, 거짓, 부정 등입니다. 기성세대들이 만들어 놓은 사회의 무질서를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우리의 자녀들에게 책임을 지우듯 걱정합니다.

금전만능ㆍ감각주의에 치우친 사회

곰곰 생각해 보면 이런 모든 것은 다 우리 기성세대가 그저 경제적으로 윤택만 하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된다고 외치면서 선거 때만 되면 경제 살리기에 온 국민을 몰아온 결과로 봅니다. 이번 대선에도 여지없이 경제부흥이 우선입니다. 물론 우선 잘 살아야 함을 모를 리 없지만 이제는 어떻게 이 경제를 누리는 쪽으로 생각해 볼 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젊은 세대뿐아니라 우리 기성세대들도 이런 착각에 빠지다 보니 어떻게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는가에 망설이게 됩니다. 이렇게 현대 사회는 집단 병리현상으로 금전만능과 감각주의에 너무 깊이 치우쳐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교회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런 현실주의에 묶여 있음을 봅니다.

이렇게 정신적인 압박감을 크게 느끼고 있는 젊은 세대들이 허무주의와 말초적 생활에 길들여지다 보니 서로를 의식하는 예의와 공동체의식이 결여되어 있음을 자주 보게 됩니다. 너무 편하고 재미있는 환경에 길들여 지다보니 많은 희생을 바탕으로 하는 결혼생활을 기피하거나 자녀생산에 대한 두려움이 만연되어 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일부 대안은 우리 젊은이들이 너무 환각의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테크노음악이나 R&B 그리고 힙합 그리고 아이돌의 댄스 음악 등의 대중음악에만 치우치지 않고 클래식 음악을 통해서 우리의 정서를 차분하게 만들 수는 없는가도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요새는 많은 사람들이 정신적인 압박감이라든지 여러 정신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음악치료라는 것에 많은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합니다. 이 음악치료의 대부분이 바로 클래식 음악이 라고 합니다.

클래식 통해 차분한 정서 일깨워야

바로 이런 음악을 통해서 보다 차분한 사회 환경을 만들뿐만 아니라 우리 자녀들도 이런 갖가지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클래식 음악에 맛을 들일 때까지는 대중음악에 길들여진 젊은이들이 쉽지 않기 때문에 부모들이나 기성세대들과 교육계에서도 열심히 방법을 찾아서 요새 힘들어 하는 우리 자녀들이 정서적으로도 안정감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해주시면 얼마나 좋겠는가 생각합니다.

최재용 천주교 수원교구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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