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이 산천을 덮고 있다. 망초꽃이 산자락을 덮고 푸른 나뭇잎은 제 몸마저 묻고 있다. 야외 사생을 하던 시절엔 녹색일변도의 풍경이 지루하여 겨울을 기다렸다. 지난 사월 나는 이 한적한 시골을 어렵사리 찾아냈다. 푸른 물 깊게 흐르던 다리를 건널 때 거대한 은행나무는 마디마디 힘줄이 튀어나올 것 같은 류인의 조각처럼, 육중한 근육을 드러내고 있었다. 수령 700년, 이렇게 거대한 나무를 나는 아직 보지 못했다.
줄기며 굵기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다고 한다. 원래 용계초등학교 운동장에 있었으나 임하댐 건설 때 수몰될 위기에서 구출한 것이다. 이 나무를 상식 하는 데는 1990년부터 1994년 까지 4년이 걸렸으며 이후 6년 동안 유지관리를 하였다고 한다. 생명토공법, 요철공법, HB공법 등 특허된 토목 공법이 총 동원된 이 공사는 뒤편의 은행나무전시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목은 인간의 의지처럼 또 다른 천년을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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