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단상] 쉼이 있는 힐링도시, 시흥

요즘 소위 말해 ‘힐링(healing, 치유)’이 대세라고 한다. 잘 나간다하는 TV 프로그램들에도 ‘힐링’, ‘쉼표’ 등의 제목이 붙어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자료를 인용한, 한 일간지에 따르면 ‘힐링’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기사 수는 2000년 7건에 불과했었던 것에 비해 2002년 30건, 2004년 51건으로 증가하더니 2012년 9천385건, 그리고 올해 2013년 상반기에만 1만 2천447건에 이른다고 한다.

이러한 힐링 열풍은 지자체에도 예외는 아니다. 한 부모 가정, 청소년 등을 위한 힐링 프로그램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신드롬에 가깝다.

하지만 재밌는 것은 많은 언론과 책, 다양한 매체에서 힐링 방법을 가르쳐주고 있지만, 정작 힐링을 ‘받은’ 사람은 없고, 힐링을 ‘받아야 할’ 사람만 더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내 집에서, 내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상처를, 다른 곳에서 위로받으니 온전한 치유가 될 수 없음은 당연한 일이다. 나는 감히 시흥의 또 하나의 닉네임으로 ‘힐링 도시(healing city)’ ‘쉼이 있는 도시’라 말하고 싶다.

사람ㆍ자연 함께 어우러지는 ‘이천’

전체 시 면적의 65%에 달하는 녹지, 수도권 명소인 물왕저수지를 비롯한 연꽃 테마파크 등아름다운 풍광을 자아내는 7개 저수지, 언젠가부터 대도시의 지표가 됐던 넘쳐나는 자동차 대신 한적한 길을 줄지어 가는 자전거 행렬, 빼곡한 빌딩을 대신하는 초록의 나무들과 공원, 수도권의 많은 지자체에서 생태도시를 표방하지만 만들어내지 않은 진짜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숨쉬는 곳은 시흥시가 거의 유일하다.

사실 그동안 시흥은 지리적 접근성과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도 아직 그 가치를 높게 평가받지 못했다. 그래서 지난 4년 ‘생명도시’를 철학으로 자연과 사람이 함께 어울리고 성장과 보존이 공존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왔다.

시흥 갯골은 2012년 국가습지보호구역(국토해양부, 2012.2.17)으로 지정된 경기도 유일의 사행성(蛇行性) 내만갯골로 염생식물과 각종 희귀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이곳에서 열리는 시흥갯골축제는 경기도 10대 축제중 하나로 전국적인 생태환경축제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오는 9월6일부터 3일간 생태공원에서 잔디마당, 갯골마당, 소금창고 소극장, 해수풀마당으로 개최되는 시흥갯골축제는 전국 어쿠스틱음악제, 가족인형극, 아카펠라 공연 등이 펼쳐지며, 소금체험, 갈대체험, 갯골체험 등은 수도권에서는 감히 생각할 수 없는 체험행사다.

조선 경종(1721)때 재정 충당과 백성을 구휼하기 위해 만들어진 150만평 간척지, 호조벌은 시흥 간척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다. 향후 에코뮤지엄(eco-museum) 개념의 생명테마파크 조성을 통해 과거 백성을 구휼하던 생명존중 정신을 계승 · 발전, 지속가능한 지역 녹색성장의 구조를 만들어 갈 계획이다. 연꽃테마파크, 월곶포구, 오이도 등 모두 예전부터 시흥 안에 있었고, 앞으로도 잘 보존해야 할 생명도시의 소중한 자산이다.

편안한 휴식 누릴 수 있는 ‘생명도시’

시는 이들 물왕저수지-호조벌-연꽃테마파크-갯골생태공원-월곶포구-배곧신도시-오이도에 이르는 총 28㎢ 구간을 수도권의 거대한 센트럴파크(central park)로 만들 계획이다.

지역민이 지역 안에서 살고, 그 안에서 온전히 쉴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자신이 사는 지역은 치열한 전쟁터이고, 이를 보상받기 위한 또 다른 곳을 동경하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그러기에 ‘사람’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지는 생동감, 그리고 그 안에서의 편안한 휴식을 누릴 수 있는 곳, 시흥을 ‘힐링 도시’라 칭하기에 충분하다.

 

김윤식 시흥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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