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게임 ‘애니팡’… 마르지 않는 상상력이 ‘창조경제’의 원천
‘하트’는 단순하게 게임 한 판을 하기 위해 사용하는 재화가 아니었다. 친구들과 하트를 주고받을 수 있는 소셜(Social) 기능을 가미하며 ‘애니팡’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 ‘상호 연결’과 같은 새로운 문화가 됐다.
‘애니팡’은 스마트폰 메신저 카카오톡(Kakao Talk)과 연동된 모바일 소셜게임으로, 지난 2012년 7월30일 첫 출시 이후 설치 사용자 2천600만, 일일 사용자 1천만, 동시 접속자 3백만명 등 출시 74일 만에 대한민국의 모든 게임 관련 기록들을 갱신하며 ‘국민 게임’ 반열에 올랐다.
‘길어야 3개월’이라는 모바일 게임의 흥행 주기를 가볍게 넘어서며, 게임을 넘어 새로운 문화를 창조한 ‘애니팡’의 개발자 선데이토즈 이정웅 대표를 만났다.
“누구든지 쉽게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과 재미, 그리고 감성적인 부분들이 잘 녹아들어 ‘애니팡 신화’가 탄생했다고 볼 수 있죠.”
이 대표는 창업 2년 만에 ‘애니팡’으로 순익 76억원을 기록하는 등 대단한 성과를 거뒀다.
그는 ‘애니팡’의 성공 요인으로 소셜 그래프가 PC에서 모바일로 옮겨지는 것을 관찰해 모바일 게임 플랫폼 카카오톡이 열렸을 때 누구든지 쉽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을 먼저 서비스한 점을 꼽았다.
더불어 흥행요소에 대해서는 애니팡의 하트 메시지를 통해 새로운 게임 문화를 만들고, 세대를 막론하고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게임으로 자리 잡은 점을 들었다.
“예전 오프라인에서 애니팡 대회를 할 때 모녀가 함께 참여한 것을 보았는데요. 어머니와 딸, 그리고 할머니까지 모두 참여하고 즐기고 있었습니다. 게임을 넘어서 세대 간을 이어주는 매개체가 됐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애니팡’이 출시 1년이 되도록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PC에서 소셜게임을 서비스하면서 롱런할 수 있는 우리만의 노하우가 많이 있었죠. 이를테면 꾸준한 업데이트나 좋은 운영을 지속하는 것, 유저데이터 통계를 분석해 전략을 세운 것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애니팡은 출시 1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과 무료 인기 게임 상위권을 기록하는 등 최고 매출 2위(2013. 7. 29. 기준)를 기록 중이다.
또 애니팡의 차기작이었던 ‘애니팡 사천성’은 돼지 캐릭터 핑키가 주인공이었고, 곧 출시될 ‘애니팡 노점왕’ 역시 원숭이 캐릭터 ‘몽이’가 주인공을 맡는 등 ‘애니팡’이라는 브랜드를 형성하기 위해 시리즈 게임도 만들고 있다.
게임 뿐만 아니라 현재 120여종 이상의 캐릭터 상품 라인업을 보유, 올 상반기에만 40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하반기에는 애니팡 홈데코 상품도 출시될 예정으로 국내 게임 캐릭터로는 유일하게 어린이부터 성인 타겟까지 보유하게 될 예정이다.
“인형, 팬시, 제과 상품 등의 애니팡 캐릭터 상품 및 웹툰 등의 다양한 2차 콘텐츠로 ‘애니팡’이라는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것이 ‘롱런’의 비결 아닐까요.”
그에게도 힘들었던 시기는 있었다.
이 대표는 창업하고 처음 RPG메이커 툴로 ‘던전 온라인’이라는 페이스북 게임을 만들었다. 3명으로 시작한 스타트업이었던 만큼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어보자’라는 패기로 도전했지만 매출은 전혀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그때의 실패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당시에는 좌절했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때의 실패가 게임을 즐겨주는 유저들과는 어떻게 접촉하고 소통하는지, 단순히 무한대의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던 글로벌 시장의 실제 모습은 어떤지, 또 이러한 큰 규모의 시장에는 어떻게 도전해야 하는 지 등을 깨달을 수 있었던 계기가 됐습니다.”
모바일 게임이 스마트폰 중독을 야기한다고 생각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모든 문제가 그렇겠지만 양면이 존재하는 것 같다. 물론 스마트폰 중독이라는 부정적인 면도 있지만 애니팡에서 확인됐듯이, 게임은 세대 간의 대화라든가 사람간의 소통에 큰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게임을 하나의 문화라 생각하고, 긍정적인 부분을 많이 봐줬으면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대표는 8월 초 새로운 게임을 출시했다. 앞서 살짝 언급하긴 했지만 ‘애니팡’, ‘애니팡 사천성’에 이어 계속해서 동물 캐릭터를 활용한 이번 게임은 애니팡의 귀여운 동물 친구들이 모두 등장해 거리에서 노점을 운영하는 게임. 유저의 능력에 따라 길거리 노점부터 백화점까지 다양한 건물을 세울 수 있다.
특히 친구의 눈치를 보며 친구의 거리에서 노점을 키워나가는 방식은 선데이토즈의 소셜 노하우가 가장 잘 녹아든 게임이라는 이 대표의 설명.
또 관심을 끄는 것은 선데이토즈의 코스닥 상장이다. 선데이토즈는 지난달 25일에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했다. 오는 9월9일 합병 승인 주주총회를 통해 합병을 승인을 받아 10월30일 상장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장기적 성장 기반을 만들기 위해 올해 초부터 기업공개(IPO)를 준비했다”며 “상장 요건을 갖춘 국내 최초의 모바일 소셜 게임 회사가 됨에 따라 향후 소셜게임 제작 이외에도 캐릭터 사업 및 글로벌 시장 개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글로벌 진출 계획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그는 초기 게임 ‘던전 온라인’을 통해 글로벌 시장이 생각하는 것만큼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해외 진출 전에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소셜 게임의 본질인 ‘게임의 재미’와 ‘관계’는 국경을 초월하는 보편적인 가치이기 때문에 글로벌 진출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는 모바일 게임 벤처 사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창업을 통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스스로 잘 파악해야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래야 어려움이 와도 자기 신념을 가질 수 있고, 결국 꾸준히 하다 보면 꼭 기회가 오기 때문이라고.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것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힘듭니다. 창업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한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니까요.”
모바일 게임, 소셜 게임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낸 이정웅 대표가 생각하는 ‘창조’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일회성의 창의적인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창조에 이르는 사람은 극히 드뭅니다. 왜냐하면 창의를 창조로 바꾸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과 인내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늘 자유롭게 창의적인 생각을 하면서 끝끝내 창조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
이정웅 대표는…
▲명지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졸업
▲2001년 티엔(TN)
▲2003년 NHN 한게임플래시팀
▲2008년~現 선데이토즈 대표이사
김예나기자 yena@kyeonggi.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