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농가 골칫거리 깍지벌레, 잠자리로 잡는다

국내 토종 곤충인 ‘어리줄풀잠자리’를 이용해 배 농가의 골칫거리인 깍지벌레를 방제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은 3년 간의 연구 끝에 토착 천적 어리줄풀잠자리를 산업화시키기 위해 적정한 온도와 습도, 대체먹이 등 연중 인공사육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깍지벌레는 알에서 깨어나면서부터 왁스 물질로 몸을 덮어 자신을 보호하기 때문에 농약 방제가 어려운 해충으로, 발생하면 과일이 기형이 되고 당도를 크게 떨어뜨려 친환경 배 농가에 심각한 피해를 입힌다.

도 농기원은 물속에서 작은 생물체를 잡아먹고 크는 일반 잠자리와 달리 나무나 풀 속을 돌아다니는 어리줄풀잠자리 애벌레의 습성에서 방제법을 착안했다. 농기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어리줄풀잠자리 애벌레 한 마리는 평생 400마리 이상의 깍지벌레를 잡아먹는다. 이 뿐만 아니라 배나무 해충인 꼬마배나무이, 진딧물류 등도 먹이가 된다.

도 농기원은 어리줄풀잠자리 한살이를 관찰할 수 있는 사육키트도 개발해 가정, 학교 등에 보급할 준비도 마친 상태다.

이영수 도 농기원 연구사는 “알에서 깨어나면서부터 봉지 속으로 이동하기 전인 5월 중순부터 6월 중순에 집중적으로 어리줄풀잠자리 애벌레를 투입한다면 80% 이상의 방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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