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농구 국보급 센터… 수줍은 ‘꽃띠’
박찬숙-정은순-정선민의 대를 이어 한국 여자농구의 골밑을 든든하게 책임져 줄 ‘차세대 국보급 센터’ 감으로 평가받고 있는 박지수(16ㆍ성남 청솔중)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박지수는 지난 7월 ‘2013 FIBA U-19 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 대표팀의 ‘막내’로 출전, 한국이 전체 16개팀 중 13위에 그치는 부진 속에서도 평균 13.2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세계 ‘리바운드 여왕’에 등극했다.
박지수의 활약은 단순히 리바운드 부문에 국한되지 않았다. 박지수는 총 6경기를 치르는 동안 평균 블록슛 1.8개(4위)와, 득점 12.2점, 어시스트 3.7개를 기록하며 세계 정상급 센터로 우뚝섰다. 한국 여자농구에서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위업을 이뤄낸 것이다.
지난달 말 국가대표 소집을 앞두고 있는 박지수 선수를 만났다.
192㎝의 큰 체격은 중학생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당당했지만, 수줍은 듯 귀엽고 앳된 미소를 머금고 있는 얼굴에서는 여중생다운 풋풋함이 묻어났다.
압도하는 키에 흠찟 놀라며 언제부터 키가 컸는지에 대한 질문부터 던졌다.
그러자 박지수는 “태어날 때부터 4㎏ 우량아로 태어났구요.
아버지가 과거 삼성전자 농구팀에서 센터로 활약했던 박상관 명지대 감독(2m)이고 어머니는 현대건설 배구팀 레프트 공격수 출신 이수경 씨(180㎝)다. 여기에 오빠 박준혁(2m)까지 서울 명지고에서 농구선수로 뛰고 있으니 그야말로 ‘장신 체육인’ 가족의 일원인 셈이다.
이처럼 축복받은 DNA를 타고난 박지수지만 처음부터 자질을 보였던 것은 아니다. 수원 화서초 3학년때 농구를 시작한 박지수는 초등학교 시절 그저 키만 큰 평범한 선수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박지수는 청솔중에 진학한 뒤 운동선수 출신 부모의 든든한 뒷받침과 박주현 감독의 열성적인 지도로 성장을 거듭, ‘차세대 대들보’ 감으로 성장해나가기 시작했다. 지난해 초부터 여중 무대를 평정하며 독보적인 존재로 부상한 박지수의 목표는 이제 최연소 국가대표를 향하고 있다.
과거 박찬숙, 성정아, 정은순이 고교생 때 국가대표로 뽑힌 적이 있지만 중학생이 국가대표가 된 경우는 국내 농구계에 단 한명도 없다. 이미 국가대표 예비 엔트리 16명 안에 이름을 올린만큼 오는 20일부터 합류하는 태릉선수촌 훈련에서 가능성을 입증한다면 한국 농구역사에 또 다른 획을 긋게 될 가능성이 높다.
박지수는 “국가대표로 선발돼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경험을 쌓는 것이 목표”라며 “자만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해 한국 여자농구의 스타 계보를 잇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민수기자 kiry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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