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산 둘레길, ‘악취길’ 오명… 축산農·음식물처리업체가 ‘주범’
무당골 약수터~하느재 코스 여름마다 ‘썩는 냄새’
음식물처리업체 넉달간 음식쓰레기 방치하다 적발
가축분뇨 배출시설 신고 않고 돼지배설물 방치하기도
계양산 둘레 길 주변의 고질적인 악취 원인이 인근 축산농가와 음식물처리업체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인천 계양구청과 계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011년 11월 11일 개통한 계양산 둘레 길(인천둘레 길 1 코스)은 연무정을 시작으로 삼림욕장으로 이어지는 등산 코스(8.8㎞)로, 이중 무당골 약수터~하느재(쉼터) 코스(180m)가 매년 여름 심한 악취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동안 악취 원인을 찾지 못해 계양산을 찾는 시민들이 2년 이상 고통을 겪어오다 최근 계양산 둘레 길 악취 원인이 밝혀졌다.
계양산 둘레 길에서 500여m 떨어진 다남동의 A 음식물처리업체는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여 이상 음식쓰레기를 쌓아놓고 방치해오다 지난달 구의 단속에 걸렸다.
A 음식물처리업체는 음식물을 사료화하는 과정에서 나온 퇴적물을 처리하지 않고 방치했으며, 이 퇴적물에서 풍기는 냄새가 계양산 둘레 길을 악취로 오염시켰다.
앞서 지난 4월 계양산 둘레 길에서 300여m 떨어진 방축동의 B 음식물처리업체는 음식쓰레기 처리과정을 제대로 밟지 않고 방출했다가 구에 적발됐다.
단속에 적발된 2곳의 음식물처리업체는 그동안 계양산 둘레 길 악취의 원인으로 지적받아 왔지만, 실제 확인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밖에 계양산 인근 축산농가들도 악취의 원인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 20일 방축동에서 돼지 축사 2개 동을 운영하면서 가축분뇨 배출시설을 신고하지 않은 채 돼지분뇨를 1주일 이상 내버려둔 C씨(65)를 적발했다.
적발 당시 C씨의 축사는 계양산 둘레 길과 불과 200m도 떨어져 있지 않았으며, 100m 안쪽으로는 들어갈 수도 없을 만큼 심한 돼지분뇨 악취가 진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계양산 둘레 길 악취와 관련해 구와 분기별 1회 합동단속을 시행하고 있다”며 “축산농가에서 발생할지도 모를 악취에 대비해 구와 협조 후 악취를 제거할 수 있는 생균제·왕겨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민기자 suein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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