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야? 장사꾼이야? 치과치료보단 돈이 먼저

환자는 ‘봉’… 일부 치과 ‘인술’은 없고 ‘상술’만 있다

보험적용 안되는 비싼 ‘충치 치료 보충재’ 권유

1만원이면 되는데… 비보험 제품 8만~12만원대

인천시내 일부 치과병원들이 충치 치료 후 이를 메우기 위해 찾아온 환자들에게 보험이 적용되는 값싼 치아 보충재 대신 보험적용이 안 되는 비싼 보충재를 권유하는 등 비윤리적인 치료행위를 일삼고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치아 보충재 중 보험이 되는 것은 아말감과 글래스아이오노머(자가중합형) 두 가지이며, 가격은 보통 하나당 1만 원 내외다.

인천지역 치과에서 환자에게 권유하는 충전재의 8분의 1 또는 30분의 1 가격으로 충분히 치료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보험이 되는 이 같은 충전재를 치과에서 충분하게 설명해주지 않고 있다.

김모씨(53·인천시 연수구 송도동)는 충치가 심해 최근 동네 A 치과에 갔다. 신경치료로 파낸 이 2개를 채워줄 충전재를 써야 한다며 의사는 간호사와 재료와 가격을 상담하라고 했다. 간호사는 어금니가 썩어 범위가 넓다며 본을 떠서 금을 씌우는 것을 추천하며, 비용은 이 하나당 30만 원대라고 말했다.

가격에 놀란 김씨는 보험이 되는 것은 없느냐고 물었더니 예전 방식이라 취급하지 않는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김씨는 “다른 치과 2곳을 방문하고 4곳에 전화를 걸어 문의했지만, 이 병원과 마찬가지여서 결국 처음 치료받은 병원에서 권하는 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기자가 인천지역 10개 치과에 충전재 가격을 문의한 결과, 정확한 가격은 이 상태를 보고 치료해야 알 수 있다면서 10개 치과 모두 레진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가격은 8만 원에서 12만 원대이며, 금이나 사기로 할 경우 가격이 30만 원대였다.

먼저 물어보기 전에는 보험이 적용되는 재료에 대해서 말해주는 병원은 단 1곳도 없었다.

이와 관련, 치과병원 측은 “보험이 적용되는 아말감은 색도 검은 데다 이에서 잘 떨어지기 때문에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며 “충치 치료를 마친 환자에게 충전재에 대해 보험적용 등 충분히 설명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 관계자는 “의사 소견이 중요하고 요즘 사람은 치아 색 충전재를 선호하지만, 돈이 없는 사람은 일단 보험이 되는 것으로 치료를 하고 싶어한다”며 “병원이 보험적용 여부를 설명해주지 않는 것은 건강보험료를 내고 치료를 받을 환자의 권리를 원천 차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동민기자 sdm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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