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아파트 부실… 입주민 아우성

청라ㆍ영종 등 지하주차장 누수ㆍ결로ㆍ균열 등 잇따라

모델하우스와 달리 모두 가변형 벽체에 내구성도 문제

市ㆍ경제청, 보수 요구해도… 시공사 “심각하지 않아” 버티기

청라 L 아파트를 비롯해 인천지역 신규 대형 아파트 단지에 부실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제도적 한계 등으로 해결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7일 청라 L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등에 따르면 지난달 24~28일 사전방문 결과 지하주차장에서 누수, 결로, 균열 등을 확인했다. 또 분양 당시 모델하우스와 카탈로그에는 가변형 벽체가 1곳에만 표시돼 있으나 설계도면에는 모든 벽체가 같은 재질로 돼 있다고 주장했다.

입주자들은 내구성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입주자들이 사전방문 당시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 50대 주부가 석고보드 외벽을 주먹으로 두세 번 내리치자 벽에 구멍이 뚫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입주예정자인 전혜진씨는 “입주 전부터 곰팡이가 펴있고 주먹으로 쳐 외벽이 부서진다면 어떻게 살 수 있겠냐”고 하소연했다.

민원이 심각해지자 김교흥 인천시 정무부시장과 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 등이 지난 6일 현장점검을 벌여 지하주차장 누수 및 결로 현상을 확인하고 시공사 측에 준공 전 하자보수를 요구했지만, 관련 규정 등으로 뚜렷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입주자들은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이 같은 부실 논란은 대형 아파트 단지 입주시기마다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9월 입주한 영종 L 아파트도 지하주차장 누수·결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1년이 넘도록 입주자와 건설사 간 지루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8월에 입주한 영종 D 아파트도 지하주차장 누수·결로와 건물 틀어짐 등이 문제가 돼 입주거부 등으로 이어져 건설사가 자금압박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로 인한 추가적 피해는 입주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아파트단지마다 부실논란을 겪고 있지만, 시와 인천경제청 등은 속수무책이다. 관련법상 설계와 준공이 다르지 않으면 사용승인(준공승인)을 내줄 수밖에 없고,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결로 문제는 제도적인 규정도 없다.

이와 관련,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관련 규정상 결로는 아직 하자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며 “청라 L 아파트는 설계상 문제가 없고 제품도 KS 인증을 받았기 때문에 문제 삼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청라 L 아파트 시공사 관계자는 “습기가 차서 지하주차장이 축축해진 것은 사실이나 여름 등 계절적 요인으로 인한 결로 현상일 뿐 누수 등 심각한 하자는 아니다”고 말했다.

김미경·김민기자 km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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