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ㆍ비장애인 하나된 ‘아름다운 동행’
‘아름다운 동행! 희망찬 도전!’을 슬로건으로 8월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 ‘스포츠 메카’ 수원에서 개최된 ‘지적장애인들의 스포츠 축제’인 제10회 한국스페셜올림픽 전국하계대회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데 어우러지는 화합의 축제 한마당으로 열렸다.
장애인 선수들은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는 것은 물론 경기장마다 스포츠를 통해 하나로 화합하는 모습을 연출하며 보는 이들의 감동을 자아냈고, 자원봉사자와 대회 관계자들도 무더위 속에서도 충실히 임무를 수행해내며 대회의 성공 개최에 힘을 보탰다.
장애인·비장애인 함께하는 ‘유니파이드 스포츠’ 눈길
그 중에서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 조를 이뤄 경기를 체험하는 유니파이드 스포츠(Unified Sports) 행사는 가장 큰 관심을 불러 모았다.
염태영 수원시장과 나경원 (사)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장, 석호현 경기도스페셜올림픽위원장, 노영관 수원시의회의장, 김원기 LA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등은 8월 23일 수원 만석공원배드민턴장에서 장애인들과 한 조를 이뤄 숨겨왔던 배드민턴 실력을 뽐냈고, 임춘애 86서울 아시안게임 육상 3관왕과 백현만 88서울올림픽 복싱 은메달리스트, 80년대 미녀 배구스타 유애자, 레슬링 그랜드슬래며 심권호씨 등도 23일 열린 육상 릴레이 경기에 참가해 장애인과 함께 운동장을 시원하게 내달리며 왕년의 기량을 과시했다. 또 개그맨 이창명씨 등도 탁구 경기에 참가해 장애인 선수들과 함께 땀을 흘리며 호흡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육상, 축구, 보체, 배구, 농구, 수영, 골프, 배드민턴, 탁구, 역도(시범) 등 10개 종목에 참가한 장애인 선수들은 승부를 떠나 참여에 의미를 두는 선수들도 상당수였지만, 일부 뛰어난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한데 어우러져 스포츠를 통한 뜨거운 열정으로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유니파이드 행사에서 비장애인들과 호흡을 맞춘 박미선, 이현지, 사공유진, 오선빈 등 배드민턴 선수들은 수준급 실력으로 비장애인 참가자들을 압도하며 보는 이들을 감동시켰고, 강인향, 이수경, 이보라 등 탁구선수들도 비장애인 못지않은 실력으로 장애인 선수들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았다.
승자와 패자도 없는 화합의 한마당
반면, 8월 22일 열린 육상 100m 경기에 참가한 윤세현(전북)군은 걷는 것조차 불편해 보이는 몸을 이끌고 100m를 55초대에 완주하는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해 관중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밖에도 장애인 선수들은 경기에 최선을 다한 뒤 결과에 상관없이 환한 미소로 축제 분위기를 만끽하며 이번 스페셜올림픽이 승부를 떠난 축제의 장임을 입증시켰다. 이에 비장애인들은 1등과 꼴찌도 없고, 승자와 패자도 없는 화합의 한마당을 지켜보며 막연히 장애인에 대해 가져왔던 편견이 잘못된 것임을 느꼈다.
자원봉사자들의 땀방울로 성공적인 대회 개최
한편, 자원봉사자들도 적극적인 봉사로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이끌어 냈다.
배구, 정구, 복싱, 역도, 볼링, 씨름 등 수원시 직장운동부 선수단은 대회장 곳곳에서 대회 진행과 생수 배달 등을 하느라 구슬땀을 흘렸고, 수원시미용사협회 소속 미용사들은 이·미용 봉사를 펼쳐 참가자들의 열띤 호응을 받았다. 또 시각장애인 안재문씨(56)는 육상경기장 한켠에서 장애를 가진 선수들에게 안마로 봉사 활동을 하며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기도 했다.
또, 아주대와 가천대 등에서 온 자원봉사자들은 눈, 발, 균형감각 등 종합적인 건강을 측정할 수 있는 선수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각 분야에서 수천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성공대회에 힘을 보탰으며, 장애인 비하 발언을 없애기 위한 ‘블루 캠페인’도 곳곳에서 활발하게 진행됐다.
그야말로 이번 스페셜올림픽 수원 하계대회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스포츠를 통해 하나로 화합하는 감동의 축제 한마당이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23일 열린 폐막식 환송사에서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해준 장애인 선수들과 대회장 곳곳에서 봉사를 펼친 자원봉사자들의 노력 덕분으로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었다”라며 “앞으로도 장애인들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세상 편견 조금이나마 해소, 이번 대회 가장 중요한 의미
“장애인들,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
“장애인들에게는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비 장애인들에게는 인식 전환의 계기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대회였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8월 21일부터 사흘간 수원시에서 펼쳐진 제10회 한국스페셜올림픽 전국하계대회를 성공리에 마친 나경원 (사)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 회장은 “이번 대회를 치르는 동안 비장애인들이 장애인 선수들의 뛰어난 기량에 깜짝 놀라는 광경을 많이 봤다. 장애인들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나 회장은 “22일 유니파이드 행사를 치르면서 함께 배드민턴 경기를 치른 오선빈 군이 ‘경원이 이모’라고 부르며 살갑게 대해주는데 정말 기분이 좋았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장애인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라며 “장애인들에 대한 막연한 편견을 벗어버리고 작은 부분부터 소통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나 회장은 이어 “지난 2월 평창스페셜올림픽이 열리기 전 2%에 불과했던 스페셜올림픽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대회 후 70% 대로 늘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라며 “변화는 작은 부분에서부터 시작된다. 장애인들은 이번 대회를 통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또 비장애인들은 장애인에 대한 막연한 편견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야 말로 이번 대회의 가장 중요한 의미”라고 밝혔다.
끝으로 나 회장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통해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해준 장애인 선수들과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적극적으로 자원봉사를 펼친 비장애인 참가자들의 노력 덕택에 ‘스포츠 메카’ 수원에서 개최된 이번 제10회 전국스페셜올림픽 하계대회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데 어우러지는 축제의 장으로 치러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라며 “장애인을 향한 편견을 허무는 것이야말로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시발점이다. 앞으로도 장애인 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길 당부 드린다”고 강조했다.
글 _ 박민수 기자 kiry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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