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감사결과 ‘문제 투성이’ 유속 잘못 산정 말뚝 부러져 시공사 보수비용 200억 부담
강화 교동연륙교가 설계부터 시공·감리까지 모두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시는 지난 2011년 8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콘크리트 말뚝이 부러진 교동연륙교 공사와 관련해 지난 5월 감사를 벌인 결과 설계 교각 말뚝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고, 일부 말뚝은 단철근(1개 철근)으로 시공돼 물이 흐르는 수중에 노출돼 있는 등 부실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일 밝혔다.
시공사 측은 2011년 사고가 발생하자 ‘여름 홍수로 인해 물의 흐름이 빨라져 말뚝이 부러진 것’이라며 재시공 및 보강공사 비용 200억 원을 시와 강화군이 부담하라고 요구해 왔다.
그러나 시는 이번 감사에서 연륙교 설계 시 유속(流速)을 산정하면서 홍수와 평상시 유속을 비교한 결과 홍수보다 평상시 밀물 유속이 더 빠르게 나타난 사실을 밝혀내고 설계 및 시공 부실로 발생한 사고라는 것을 입증했다.
이에 따라 재시공 및 보수 공사 비용 200억 원은 시공사가 모두 부담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시는 시공사 측에 교량 안정성 재검토와 철저한 공사·감리를 주문했다.
부러진 말뚝은 설계상 수면부터 풍화암 아래 1m까지는 지름 2.5m짜리 복철근(철근 2개)으로, 풍화암 밑부분은 지름 2.35m짜리 단철근(철근 1개)으로 각각 설계됐다.
그러나 실제 공사 과정에서 설계보다 풍화암 높이가 더 낮은데도 설계대로만 시공했기 때문에 말뚝이 지름 2.35m로 얇아지는 부분이 수중으로 노출, 결국 내구성이 약한 부분이 물의 흐름을 견디지 못하고 부러진 것으로 조사됐다.
박노열 시 감사관실 주무관은 “사고 현장의 말뚝 시공 및 세굴(흐르는 물에 지반이 씻겨 파이는 현상)이 발생한 지반 현황을 그래프로 수치화하면서 정밀 비교·분석한 결과 부실을 밝혀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km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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