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농부 겸 서예가와의 만남이 인연으로 연결돼 경찰서에서 전시회가 열렸다. 또 관내를 다니다가 윤관 장군 묘에서 만난 문화관광해설사와 고려사와 조선사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묻고 답하다가 그 해설사가 미술협회 감사를 겸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그 분의 이름은 약간은 시골스러웠다. 그러나 왠지 거부할 수 없는 친밀감이 느껴졌다. 90세 된 나의 어머니 이름도 같은 ‘옥단’, 그래서 또 그 분과 친해졌고 경찰서 내 미술전으로 이어졌다. 벌써 많은 주민들이 다녀갔다.
사람들은 경찰과 미술! 색깔이 좀 다르지 않은가요? 하고 묻는다. 나는 뭐가 다르냐고 되묻는다. 생각해 보자. 경찰의 색은 무슨 색일까? 또 미협의 색은 무슨 색일까? 누가 생각이나 해 보았겠는가? 그러나 굳이 생각해본다면 경찰의 색은 아마도 감색(紺色)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
경찰은 1945년 창설 이래 여러 번 복제가 바뀌었지만 기본적으로 감색을 완전히 벗어난 적은 없다. 감색을 기본으로 하되 일부의 변형이 있었을 것이다. 감색은 우리가 흔히 곤색이라고 부르는 짙은 푸른색을 말한다. 곤색은 일본식 표기이다.
그렇다면 미술 하는 분들의 모임 미협은 무슨 색일까? 미술에 전혀 문외한인 사람이 딱히 무슨 색이라고 말 할 순 없다. 각기 다른 많은 생각과 상상들을 다양한 장르로 꾸며내는 미술의 색을 아무런 지식이나 근거도 없이 흰색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 흰색보다 더 다양한 색이 있을까 한다면 역설일까? 화가들은 맑고 깨끗한 그곳에 자기의 꿈과 이상을 마음껏 그려내고 있다.
사람들의 색은 무슨 색일까? 초등학교 때 불렀던 동요 ‘파란 마음 하얀 마음’엔 ‘우리들 가슴에 빛이 있다면 여름엔 파랗고 겨울엔 하얄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 화가도 서예가도 경찰도 다 사람이다. 사람들 마음은 동요처럼 파랗고 하얄 것이다. 행여 그렇지 않다면 우리들 마음이 파랗고 또 하얗게 가꿔 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고 했다. 나는 ‘붓은 총보다 강하다’고 하고 싶다. 문화융성 시대! 이제 경찰도 봉(棒)이나 총이 아닌 미술이나 음악 문학을 통해 국민과 소통하고 공감했으면 좋겠다. 나는 4대악 근절도 문화적 접근을 통해 주민을 보듬고 어루만져 예방하고 힐링하는 감성치안 나아가 문화치안을 꿈꾸고 있다.
김성섭 파주경찰서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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