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도 둥둥 양심도 둥둥 ‘똥물’ 시민의식

수원 원천·신대저수지

광교호수공원의 두 축인 원천저수지와 신대저수지가 쓰레기와의 전쟁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수원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매김한 이들 저수지 산책로를 중심으로 쓰레기가 마구잡이로 버려지는데다, 호수변 위에도 각종 쓰레기가 둥둥 떠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광교호수공원을 관리하는 경기도시공사가 하루 한 차례씩 청소에 나서고 있으나 성숙한 시민의식 없이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지적이다.

9일 낮 12시께 수원시 영통구 하동 신대저수지 일대.

성큼 다가온 가을답게 따사로운 햇빛이 내리쬐는 날을 만끽이라도 하듯 운동과 산책을 즐기러 온 주민들이 곳곳에 보였다. 호숫가에 마련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사진을 찍는 연인들도 눈에 띄었고, 이들 앞 호수에는 오리와 백로 등 한 무리의 새들이 한가로이 거니는 모습도 이른 가을 정취를 더했다.

그러나 잔잔해 보이는 산책로 뒤편에는 각종 쓰레기가 뒤섞여 있어 공원 이용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운동을 하다 먹고 버린 듯한 스포츠음료와 생수 페트병, 커피잔, 정체를 알 수 없는 스티로폼까지 물

위를 둥둥 떠다니는 모습은 마치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산책로를 따라 걸어보니 이번에는 음식물을 먹고 버린 일회용 그릇과 비닐봉지가 버려져 있었고, 심지어는 금연 구역임에도 불구하고 담배꽁초가 널브러져 있었다.

공원에서 운동을 하던 P씨(64)는 “호숫가를 따라 걷다 보면 물이 지저분해 보기 좋지 않다”면서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곳인데 이렇게 쓰레기를 버리다니 이해할 수 없다”고 혀를 찼다.

같은 날 오후 2시께 원천저수지 일대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시민의 쉼터인 호수공원을 깨끗이 이용합시다’라고 쓰여 있는 현수막이 붙어 있었지만 이를 무색하게 저수지 변에서는 쉽게 쓰레기를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저수지 한 쪽에 조성된 분수대인 ‘신비한 물넘이’ 뒤편에는 과자 봉지와 페트병, 비닐봉지 수십 개가 마구잡이로 나뒹굴고 있어 이용객들의 양심도 함께 버려진 듯 했다.

수원지역 26개 시민단체 등으로 이뤄진 수원하천유역네트워크 관계자는 “저수지가 공원화되면서 이용객이 산책을 왔다가 쓰레기를 그냥 버리고 가는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며 “게시판, 현수막 등을 통해 쓰레기를 가져갈 수 있도록 안내를 유도하고 있으나 무엇보다 이용객들의 주인 의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기도시공사도 매일 한 차례씩 호수변 청소에 나서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는 입장이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하루에 한 번 공원 호숫가 중심으로 청소를 하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면서 “특히 저수지로 유입되는 하천에서도 상당수 오물이 내려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관주기자 leekj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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