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두 사람만이 쓰는 멕시코 남부의 아야파네코어도 곧 사라질 위기다. 500m쯤 떨어져 사는 마뉴엘 세고비아(75)와 이시드로 벨라스케스(69)는 사이가 나빠져 서로 만날 기회가 없어지자 사실상 아야파네코어를 사실상 사용하지 않게 됐다.
많은 것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탄생하는 시대다. 언어도 예외는 아니다. 국립국어원장을 지낸 권재일 서울대 언어학과 교수는 ‘세계 언어의 이모저모(박이정 刊)’를 통해 언어학의 측면에서 인류에게 지난 20세기는 다양성 말살의 시대였다고 지적한다.
세계 최대 다민족국가인 미국에 이어 강대국인 소련과 중국이 세워지면서 그들의 국민으로 편입된 소수민족의 언어가 빠른 속도로 지배언어에 동화돼 그들 고유어를 잃어갔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유네스코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경우 현재 7천여 언어가 21세기 말에 이르러 그 절반, 최악의 경우 90%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 언어가 사라진다는 것은 곧 그 언어에 반영된 문화, 즉 인류의 소중한 자산이 없어지는 것이다. 권 교수가 ‘세계 언어의 이모저모’를 펴낸 이유다.
그는 이 책에서 세계 여러 언어에 나타나는 각각의 특징을 알아본 뒤 세계의 다양한 언어들을 계통론적으로 분류해 어족별로 살폈다.
학술적 책이라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제껏 알지 못한 지식을 캐내는 깨알같은 재미가 있다.
예를 들어 저자는 성별에 따라 달라지는 남아프리카 줄루어를 이야기한다. 덧붙여 우리말 중에서도 제주방언에는 성별에 따라 대립하는 말이 있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특히 사라져 가는 언어에 집중했다. 사라져가는 언어를 소개하고 그 말을 지키는 사람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왜 그 언어를 지켜야하는지를 주장한다. 값 1만6천원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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