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제10회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 내달3일 개막
지난해 23만명이 함께한 자라섬 재즈축제는 올해까지 3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대한민국 우수축제로 지정된 유일한 음악축제이다.
경기도 동북부에 위치한 가평은 강원도와 인접해 있어 강원도의 정취와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지니고 있다.
가평에는 산림청 지정 전국 100대 명산 중 화악산, 명지산, 운악산, 유명산, 축령산 등 5개의 아름다운 산과 북한강, 가평천, 조종천을 비롯한 용추·명지계곡 등 계곡, 하천, 강을 모두 갖고 있다.
아름다운 지역 가평에서 올해 10회째를 맞는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은 산과 물, 섬이 하나되는 풍성한 행사로 가을 하늘 대자연 속에 울려 퍼지는 재즈 축제의 장이 될 전망이다.
■자라섬 유래
자라섬은 자라처럼 생긴 자라목이라는 마을이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이 지명이 생기기 전 사람들은 ‘중국섬’이라 불렀다. 해방 후 이 섬에서 중국인 몇 명이 농사를 지었기 때문이다.
이름도 없던 섬에 중국 사람들이 참외나 수박농사를 짓자 사람들에 의해 중국섬이라 불렀던 것이다.
이에 가평은 지난 1986년 지명위원회를 열어 이 섬을 자라섬으로 지었다.
낚시꾼을 제외하고는 찾는 사람이 없어 황무지나 다름없던 자라섬의 활용에 대한 고민 끝에 가평은 이곳을 축제의 장으로 이용하자는 결론을 도출했다. 이런 고민과 발상의 전환으로 자라섬이 태어났으며 여기에 재즈라는 옷이 입혀졌다.
■자라섬 재즈페스티벌 제정 배경
사람이나 물건이나 주목받지 못하고 존재한다는 것은 생명의 가치를 잃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버려지다시피 한 섬이 바로 자라섬이었으며 자라섬은 이웃사촌인 남이섬 보다 약 1.5배 크지만 홍수가 나면 물에 잠기는 악조건 때문에 외롭고 쓸쓸한 섬에 불과했다.
남이섬이 커다란 타원형을 이루며 큰물에도 잠기지 않고 호흡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해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을 때, 자라섬은 새와 바람을 벗 삼아 묵묵히 인내해 왔다.
2002년 자라섬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면서 홍수 시 물에 잠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8m 높이로 자라섬을 성토해야 한다는 어려움에 봉착했고 이에 눈을 돌린 것이 축제였다.
자라섬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가장 효율적이며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축제를 개최하는 것이었고 넓은 터와 자연 그대로의 환경은 가평만이 가질 수 있는 축제의 최적 조건이었다.
이런 산고를 견뎌내고 탄생한 것이 지난 2004년 ‘제1회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이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은 더욱 풍성해져 관객몰이에 나선다.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축제
올해 10주년을 맞는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은 주 무대인 자라섬 뿐만 아니라 가평읍내까지 무대 공간을 확장해 진행된다.
대표적인 밤 시간대 어쿠스틱 공연 무대였던 재즈 큐브를 두 개로 나눠 가평읍사무소 앞과 옛 가평역사 광장으로 펼쳐진다.
낮 시간대 소규모 초청무대였던 재즈 팔레트 역시 가평읍사무소 광장으로 이동하며 시내 카페에서 재즈를 즐길 수 있는 미드나잇 재즈카페 세 곳이 마련돼 거리 관객을 유혹한다.
또한, 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오픈밴드 63개팀도 가평지역 곳곳에서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 줄 예정이며 올해 2회째를 맞은 ‘가평 밴드 콘테스트’ 본선에서 입상한 3개팀도 가평지역 곳곳에서 공연과 자라섬 재즈페스티벌 무대에 설 기회가 주어졌다.
■10주년에 빛나는 대표적 거장들의 무대
퓨전재즈의 대표적 거장 ‘리 릿나워’가 출연을 확정했다. 뛰어난 기교를 자랑하는 그의 음악은 재즈를 잘 모르는 관객들도 각종 광고 음악이나 라디오 배경음악에 단골로 등장한 그의 대표곡을 들으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 질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리 릿나워의 이번 밴드 구성에는 퓨전재즈계의 슈퍼밴드 포플레이의 멤버이기도 한 드러머 ‘하비 메이슨’과 마일스데이비스의 세션이기도 했던 키보디스트 ‘존 비즐리’, 베이스에 톰 케네디가 함께 특별한 무대를 선사한다.
이와 함께 트리오 토이킷의 리더로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핀란드의 피아니스트 ‘이로 란탈라’ 도 이번3차 라인업에 합류했다.
그는 이미1차 라인업에서 공개된 바 있는 스웨덴의 베이시스트 ‘랄스 다니엘 손’의 트리오에서 연주할 뿐 아니라 자신의 솔로 무대도 선보여 다향한 구성을 들려 줄 계획이다. 랄스 다니엘 손의 트리오에는 유명 재즈레이블 ACT의대표적인 드러머인 ‘볼프강 하프너’가 함께 참여한다.
또한, 재즈계의 슈퍼스타 압둘라 이브라힘은 솔로 앨범 ‘Senzo’ 레퍼토리와 솔로무대를 선보인다. 이 앨범은 2008년 발표돼 그의 음악을 집대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밖에 케니 베런, 스티브 갯, 미로슬라프 비토우쉬, 프레저베이션 홀, 발데마르 바스토스 등 시대를 풍미한 재즈 레전드를 만날 수 있다.
이번 3차 라인업 발표 국내팀으로는 국내 재즈의 대표적 부자 연주자인 색소포니스트 정성조와 트럼본 주자 정중화가 속한 ‘정성조’를 비롯해 한국퓨전 재즈계를 대표하는 두 밴드 ‘더 버드’와 ‘웨이브’ 그리고 신나고 유쾌한 휭크밴드 ‘JSFA’와 한국대표 랩퍼 mc메타, 베이시스트 이철훈의 재즈+힙합 프로젝트 ‘재즈합’이 자라섬의 밤을 뜨겁게 달군다.
■월드 디바 시리즈
나윤선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기타리스트 울프 바케니우스와 듀오 공연을 펼친다. 목소리와 기타로만 이뤄진 무대로 소박한 공연을 떠올릴 수 있지만 자라섬을 압도할 강렬한 무대를 선보인다.
폴란드의 안나 마리아는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재즈와 팝이 어우러진 독특한 창법과 음색을 보여준다. 예상하지 못한 소통을 좋아해 자라섬에서도 색다른 무대를 연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빌보드 재즈 앨범 차트 1위 등 전성기를 맞은 미국의 마들렌 페이루가 무대에 올라 허스키한 목소리로 기량을 한껏 뽐낸다.
■스웨덴 포커스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은 2011년 네덜란드 포커스, 지난해 폴란드 포커스를 선보였으며 올해는 스웨덴 재즈를 집중 조명한다.
독보적인 서정성을 지닌 대표 베이시스트 랄스 다니엘 손이 무대를 이끌며 기타리스트 울프 바케니우스도 눈에 띈다.
또 촉망받는 젊은 연주자 야콥 칼존, 월드뮤직과 재즈를 결합한 카야 등이 서정적인 스웨덴 재즈의 진수를 보여준다.
이밖에 조영덕 트리오, 서영도 일렉트릭 앙상블 등 국내 재즈 7개 팀과 에릭 트뤼파즈 퀄텟 등 유럽 재즈 4개팀도 최정상급 재즈 무대를 선사한다.
■지역특산물을 이용한 새로운 기념상품 출시
이번 제10회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에서는 공식음료 ‘자라섬 뱅쇼’도 출시돼 재즈가 열리는 10월, 자라섬의 쌀쌀한 날씨와 어우러져 더욱 특별한 시간을 연출할 예정이다.
‘뱅쇼’란 북유럽에서 추운 겨울철 원기회복과 감기예방을 위해 마시는 대중적인 저알코올 음료의 일종으로 프랑스어로 따뜻한 와인을 의미한다. 이번 자라섬 뱅쇼의 런칭을 위해 프랑스의 대표 와인 산지인 부르고뉴 지방의 와인 중심지 본느시의 ‘세프막시알블랑숑’을 초청해 레시피를 개발했다.
그는 레시피 특징에 대해 “오리지널 레시피는 한국인 입맛에는 다소 묵직할 수 있으나 이번 자라섬 뱅쇼는 많은 분들이 오랫동안 따뜻한 상태로 증기기 위해 좀더 산뜻한 느낌으로 개발했다”며 “산과 강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자연에서 재즈를 즐기며 뱅쇼를 마신다고 생각하니 무척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뱅쇼와 더불어 가평의 대표적인 양조업체에서는 보리, 흑미, 잣 막걸리인 ‘미쓰리(me3)’를 재즈 막걸리로 선보이는가 하면 ‘유자 재즈 막걸리’는 알코올 도수를 낮추고 산뜻하게 만들어져 여성관객들에게 인기가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평=고창수기자 kcs490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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