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에서는 악수하고 포옹하는 방식 등 여러 가지 인사법이 있지만 우리 불교 수행자들은 만나면 서로에게 맞절하는 것을 인사법으로 하고 있다. 인사법 중에서 가장 크고 상대에 대한 최고의 예우를 갖추는 것이며 서로의 불성을 존중하여 절을 하는 것이다. 108배 안에는 참으로 진실하고 고귀하며 아름다운 수행의 공덕이 들어 있다고 하겠다.
108배를 마치고 나는 전강대종사의 사리탑으로 향한다. 전강대종사는 약관 23세에 확철대오(確哲大悟)하여 여러 선지식으로부터 인가를 받았고 77대 조사가 되셨다. 제방선원의 조실을 역임하고 용주사 중앙선원과 인천 용화선원을 개설하셨다. 전강선사는 아마도 전생에서도 투철하게 정진하셨기에 이른 나이에 깨달음을 얻으셨을 것이다.
항상 새벽마다 후학들을 위해 법문하셨는데 법문시간에 조는 사람이 있으면 크게 호통을 치셨다. 졸지 않고 정신을 맑고 분명하게 하여 법문에 집중하라고 하셨다. 전강대종사의 수행가풍은 인천 용화선원에 주석하시는 송담 대선사께서 이어가고 있다.
매일 새벽 전강스님 사리탑을 참배하며 깨어있는 마음으로 정진을 해가기를 다짐한다. 효심이 지극했던 정조대왕도 평생 ‘위민정신’으로 깨어 있었다. 백성 모두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 개혁하고 연구하였다. 우리나라가 생존하고 발전하려면 항상 우리의 민족혼으로 깨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매일의 시작인 이 새벽처럼 그렇게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고. 수행자들도 그렇고 사회의 지도자들도 그렇고 모든 국민들도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고.
나는 경기도와 정조후예들이 정조대왕의 미래를 위한 열린 마음, 창조정신, 융합정신을 되살리고 계승하기 위해 창의적 과학교육에 특히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산 정약용과 실학 사상가들의 과학적지식의 응용으로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이 축조되었다. 정조대왕의 꿈의 신도시이자 미래도시인 ‘화성’은 참으로 미학적으로도 아름답다.
예술성까지 겸비한 문화유산이다. 나는 경기도와 수원·화성·오산 등 정조문화 권역도시들이 특히 한국 제일의 ‘수학철학도시’가 되기를 오래전부터 기원해 왔다. 수학을 대학입시 등의 학업성취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보다 더 근본적으로 21세기에 수학이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 수학의 철학은 무엇이고 왜 해야 하는지를 먼저 교육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학생시절부터 엄마, 아빠와 함께 ‘수학철학’교육을 받게 하여 스스로가 수학 세계에 뛰어들어 큰 과학적 인물이 되도록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벌써 중국은 국가 전략적으로 과학 중시 정책을 펼쳐오고 있지 않은가?.
경기도와 정조문화전역 지자체들은 특히 21세기 정조의 후예들을 육성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하여 한국에서도 세계에서 인정받는 인문학과 과학철학을 겸비한 뛰어난 인재 들이 많이 나타나게 해야 할 것 아닌가! 나는 이런 생각들을 오래전부터 해왔다.
유아에서 초·중·고에 이르기까지 수학철학의 이야기가 꽃피는 그런 경기도, 그런 정조의 도시들이 되기를 진심으로 발원한다. 나는 내일 새벽에도 보다 더 큰 참회와, 보다 더 큰 감사와, 보다 더 큰 발원을 위하여 용주사 법당에서 대중스님들과 함께 지극한 마음으로 108배를 올릴 것이다. 스스로가 ‘저 새벽처럼 깨어 있기 위하여!’, ‘우리 민족의 무한 발전과 남북통일을 기원하며!’
올해 12월31일에는 용주사에서 지자체와 협의해 ‘정조대왕 제야의 종 타종식’을 계획 중이다. 나라발전과 모든 계층의 화합과 상생, ‘효’가 살아 있는 그런 문화 복지국가 발전을 위하는 뜻으로 큰 희망과 화합의 장을 대화합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다. 정조의 뜻과 정신을 계승하는 의미로 장엄하게 개최할 예정으로 있다.
인해 스님 용주사 문화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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