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병원 비리수사 BRC까지 전면 확대

길병원 공사비 비리 수사 일파만파… 이번엔 ‘BRC 조성사업’ 정조준

검찰, 첨단의료·바이오연구단지 사업시행자 압수수색

회계장부ㆍ하드디스크 확보… 비자금 사용처 규명 박차

길병원 공사비 비리 사건(본보 8월 29일 자 7면)에 대한 검찰수사가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인천지검 특수부(신호철 부장검사)는 가천길재단이 송도국제도시에 진행 중인 첨단의료·바이오연구단지(BRC) 조성 사업의 사업시행자인 (주)BRC 등 2곳을 압수수색, 각종 회계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하고 수사검사 1명을 증원했다고 2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가천길재단 측은 BRC 사업과 관련해 아파트형공장과 기숙사, 상가 등을 건설하면서 공사비를 부풀린 뒤 하청업체로부터 돈을 되돌려받는 수법으로 비자금 수십억 원을 만든 혐의(특경가법상 횡령)를 받고 있다.

길병원의 모기업 격인 가천길재단은 지난 2009년 IBM과 합작법인 (주)BRC를 설립했으며, 총 사업비 3천560억 원을 들여 송도 5공구 내 25만 1천21.1㎡ 부지에 의료·바이오 분야 연구·개발(R&D)시설과 아파트형 공장(스마트밸리), 지원시설 등을 갖춘 BRC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말 길병원 재무팀 등에 대한 2차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압수품에 대한 분석과 최근 병원 관계자 등을 소환조사한 결과 BRC와 관련된 자금 흐름을 파악, 수사를 확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법원으로부터 길병원은 물론 가천길재단과 관련된 개인·법인에 대한 계좌추적 영장을 발부받아 현재 광범위한 계좌추적에 나서는 등 횡령으로 조성된 비자금의 흐름을 쫓고 있다.

검찰은 조성된 비자금 중 일부가 공직사회로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비자금 사용처에 대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이날 길병원 리모델링 공사와 암센터 신축 등에 참여한 한 업체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진행, 부풀려진 공사비 등에 대한 추가 증거자료 등을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가천길재단 측이 길병원과 BRC 등 각종 공사에서 상당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점이 포착됐고, 압수품 분석과 계좌 추적 결과 등이 끝나야 수사의 밑그림이 그려질 듯하다”며 “조만간 관련자 소환 조사를 통해 비자금의 규모와 사용처 등을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민우기자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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