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이 내다보이는 양명한 곳에 우리나라 5대 서원의 하나인 도동서원이 자리하고 있다. 동방 오현의 수현으로 문묘에 종사된 환원당 김굉필을 배현하는 서원이다. 이황은 환원당을 동방도학지종이라 칭송했다. 이는 공자의 도가 동쪽으로 넘어왔다는 의미이니 김굉필의 고매함을 입증하는 증언이다. 서원 재건 때 심은 400년 은행나무는 제 무게를 가누지 못한 채 인공 부목에 의지했으나 아직 기운찬 잎들로 무성히 생장하고 있다. 좁은 계단으로 오르는 나지막한 환주문은 이 서원의 백미이다. 자기를 낮추고 내 마음의 주인을 부른다는 것. 문턱의 꽃봉오리 장식이며 추녀 끝의 문양, 무엇보다 양옆으로 둘러쳐진 토담은 전국최초로 보물로 지정된 아름다운 담이다. 강당 기단에 배치된 석물들도 의미 있지만 돌들의 빈틈없는 짜임새는 잉카의 성벽을 연상케 하는 조형미의 극치다. 도동서원을 비롯한 한국의 9대 서원이 유네스코 목록에 잠정 등재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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