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 버리고 원~앤 투~앤… 건강한 춤바람 신바람 인생

‘춤바람’ 하면 무슨 이미지가 떠오를까? 제비족, 불륜, 외도, 카바레?. 그렇다면 당신의 문화시계는 1970∼1980년대 어디엔가 두고 온 지도 모른다. 춤은 더 이상 제비족이나 불륜과 퇴폐의 상징이 아니다. 유치원생부터 8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이 된 지 오래다. 댄스강사들은 춤을 통해 ‘치매’ 예방 효과는 물론 일상의 탈출구가 된다고 입을 모은다. 18세기 영국의 정치경제학자 애덤 스미스는 춤을 두고 ‘인간이 발명한 최초이자 가장 초기적 쾌락’이라고 할 정도다.

■ 편견 버리고 … ‘쉘∼위 댄스’

‘원∼앤, 투∼앤, 쓰리 앤∼포’. 지난 8일 오후 5시. 수원 송죽동 ‘B&I 재즈댄스’ 학원. 능숙한 강사와 수강생의 기본동작(basic) 수업이 한창이다. 이달 말 열리는 댄스경연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동작과 안무를 맞추고 있는 것이다. 모두들 가쁜 숨을 몰아쉬며 땀에 흠뻑 젖어 있었지만 얼굴만큼은 웃음꽃이 만개했다.

한 수강생은 “움직임이 많고 난이도가 있는 동작이 있어 처음에는 뻐근하고 힘이 들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 신 나게 한바탕 하면 몸도 개운해지고 덩달아 기분도 좋아진다”고 말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전국서 춤을 즐기는 사람은 대략 400만 명 수준이다. 학원은 물론 학교, 문화센터, 노인복지관 등 배움터가 많아지면서 취미는 물론 마니아들로 꾸준히 늘고 있는 탓이다.

배남은 B&I재즈댄스 원장은 “헬스와 달리 댄스는 부드러운 움직임 속에서 운동효과가 큰 것이 특징”이라며 “기초 동작만 익혀도 실내에서 누구나 건전한 생활스포츠로 즐길 수 있어 특히 요즘 같은 가을철에 문의가 많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춤이 균형운동인 만큼 자세교정 없이는 제대로 된 동작이 나오지 않고 운동량도 많아 실내에서 무리 없이 할 수 있어 중·장년층과 다이어트를 원하는 여성들에게 인기다.

여기에 춤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도 한몫을 한다. 한때 음지(?)의 사교춤으로 인식되기도 했으나 이제는 친구와 가족, 동료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양지의 스포츠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 춤의 건강학 … 몸매, 체형 관리는 기본, 마음까지 치유

춤은 몸뿐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좋다.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체력단련과 몸매 관리, 체형 교정에도 효과가 있다. 강사들은 치매예방에도 탁월하다고 말한다. 아닌 게 아니라 춤을 추다 보면 땀만 나는 것이 아니다. 복잡한 스텝을 음악에 맞춰 밟는 것 자체가 곧 ‘고도의 두뇌 활동’이다.

변성환 한국댄스임상댄스치료학회 이사는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는 뇌 혈류에 이상이 생겨 뇌세포 활동이 원활치 않기 때문이다”며 “춤을 통해 빠른 동작과 리듬으로 끊임없이 움직이면 뇌로 가는 혈류량 증가로 궁극적으로는 치매예방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최근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재즈, 힙합, 나이트 등 댄스를 이용한 다이어트도 유행이다. 춤은 근육과 관절을 늘려주는 스트레칭 효과가 매우 뛰어나 날씬한 몸매를 만들 수 있다.

게다가 유산소 운동인 탓에 체지방 분해는 물론 춤의 종류와 안무에 따라 부분 비만에도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가슴과 배를 접었다 펴는 동작이 많은 힙합은 복부 비만, 한국 무용은 상체 비만, 발을 많이 움직이는 라틴댄스는 하체 비만에 좋다.

배남은 원장은 “대부분의 춤 동작은 지방을 줄여줄 뿐 아니라 몸의 유연성을 길러주고 면역?장기?심폐 기능을 개선해주며, 엔도르핀 생성을 촉진해 우울증과 스트레스 해소에도 탁월하다”고 전했다.

■ 나에게 맞는 춤은?

춤의 종류는 다양하다. 재즈댄스부터 밸리, 삼바, 자이브, 살사, 플라멩코, 발레 등 이름을 다 헤아릴 수 없을 정조다. 하지만 막상 시작하려고 하면 나에게 어떤 춤이 맞을까 고민도 깊어진다.

재즈댄스는 춤 중 자율성이 가장 높다. 음악의 느낌을 몸으로 표현하는 것인 만큼 일정한 형식과 틀에 얽매이지 않는다. 여기에 맘보와 룸바, 삼바 등 라틴댄스와 모던댄스, 발레 등 다양한 춤의 요소가 고루 갖춰 있어 지루하지 않다. 유연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수업의 3분의1 정도는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터키에서 시작된 ‘밸리댄스’는 복부의 움직임이 강조된 춤이다. 흔히 ‘배꼽춤’으로 알려져 있는데 베일(얇은 천), 질(짝짝이), 막대 등 다양한 소품을 이용 다채롭게 구성된다. 여성들을 위한 춤으로 생각되지만 최근에는 남성 수강생들도 많이 늘고 있는 추세다. 그러니 부끄러워하지 말자.

쿠바, 푸에트리코 등 중남미 국가에서 시작된 ‘살사’는 혼자 출수도, 파트너와 함께 출수 있고 다른 춤에 비해 동작이 비교적 단순해 쉽게 배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도시적인 느낌의 춤으로 뮤지컬에 많이 등장하는 춤이다.

플라멩코는 집시들이 15세기 스페인 남부지역 안달루시아에서 추기 시작한 춤이다. 짝짝이 소리와 경쾌한 구두 굽 소리가 매력적이다. 여기에 ‘잘한다’라는 뜻의 ‘오레이’가 흥겨움을 주는 세 박자 춤이다. 춤을 배우기 위해서는 소리가 나도록 못이 박혀있는 플라멩코용 구두를 사야 한다.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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