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과 희망 주는 글모음집 ‘뜻밖의 여정’ 출간

눈물 없이 읽기 힘든, 책장을 덮는 마지막 순간에 눈물 대신 희망의 미소를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책이 나왔다.

장애인 어머니와 중도장애인이 쓴 글모음집 ‘뜻밖의 여정’(이야기너머 刊)이 그것이다.

이 책은 안양 수리장애인종합복지관(관장 이형진)이 지난 4월 저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생애사쓰기 프로그램의 결과물이다.

레녹스증후군, 뇌병변, 다운증후군 등을 겪는 자녀를 둔 어머니들과 사고로 갑자기 장애인이 된 총 8명의 힘겨운 세상살이가 펼쳐진다.

“나는 내 아들과 이야기하고 싶다. 아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다. 무엇을 먹고 싶은지, 어떤 장난감을 좋아하는지 알고 싶다. 그저 부럽다. 함께하는 그 대화, 그 시간이 눈물 나게 부러울 뿐이다.”-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겪는 아들을 둔 정민아씨(42)

“어떻게 하면 죽을 수 있을까? 먹는 것을 거부할까? 옥상에서 뛰어내리면 죽겠지. 하지만 올라갈 수가 있어야지.”-산업재해로 척수신경이 마비된 김종근씨(55)

남들과 다른 고민, 남들은 상상할 수 없는 감정을 껴안은 채 희망을 다지는 이들의 생애는 깊은 울림을 준다.

특히 생애사쓰기 프로그램을 통한 저자들의 의미있는 변화가 눈길을 끈다. 참여자들은 프로그램 초기에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는 것조차 꺼렸지만, 생애사를 작성하며 스스로 치유하고 책 출간을 앞두고선 자신들의 얼굴이 담긴 사진과 솔직한 이야기를 적을 만큼 변화했다는 후문이다.

‘뜻밖의’ 장애로 매일 재활 치료를 받기 위해 집과 병원ㆍ복지관을 오가는 사람들이 눈물과 한숨으로 힘겹게 내놓은 글은 거칠고 투박하지만, 그래서 더 진실하다.

이와 관련 복지관 관계자는 “죽음을 떠올렸던 수없이 많은 절망의 순간을 딛고 오롯이 자신의 힘으로만 다시 일어선 사람이 내뿜는 생의 뜨거운 찬사가 우리를 울컥거리게 한다”고 밝혔다. 값 1만3천원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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