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하경제의 양성화를 국정과제로 내세운 가운데 올해 상반기 현금영수증 이용건수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하고 매년 증가했던 5만원권 환수율도 하락하는 등 지하경제 활성화 조짐이 일고 있다.
6일 이용섭 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국세청 자료와 한국은행, 여신금융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금영수증 발급건수는 25억6천만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천700만건(1.4%) 감소했다. 현금영수증 제도가 도입된 지난 2005년 이후 현금영수증 발급건수가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하경제의 보관 수단으로 지목받는 5만원권 환수율도 올해 1~9월 48.0%를 기록, 첫 하락세를 기록했다. 첫 발행됐던 2009년 이후 2010년 41.4%, 2011년 59.7%, 2012년 61.7% 등으로 매년 증가했던 5만원건 환수율은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처럼 현금영수증 이용건수와 5만원권 환수율이 줄어 든 것은 정부가 지하경제의 양성화를 추진함에 따라 소득이나 지출을 숨기려는 경제 주체의 심리가 반영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세원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만 도리어 현금거래 선호 현상이 심화되고 자산가들이 현금 형태로 재산을 보유하거나 이전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수기자 kiry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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