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학자가 들려주는 재미있는 고사성어
2013년 한 해 동안 출간된 동양고전과 동양철학 분야 책만 해도 200권을 훌쩍 넘는다. 나날이 팍팍해져가는 현대사회를 살아낼 해답을 우리의 정신적 뿌리인 고전과 옛 사람들의 지혜에서 찾고자 하는 마음이 불러온 결과일 것이다.
옛 고사나 성어를 옛 그림과 직접적으로 연결시켜 재미있게 풀어 쓴 ‘촌철살인 고사성어(루비박스刊)’가 출간돼 눈길을 끈다.
이 책은 한국회화사를 전공한 미술사학자이자 현 문화재청 문화재 감정위원인 김상엽 교수가 그림을 통해 고사성어를 시각적으로 이해하는 방식을 쉽고 재미있게 안내해준다.
책은 기본적으로 한 가지 고사성어에 하나의 그림으로 구성돼 있다. ‘무릉도원(복사꽃이 핀 이상향)’은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통해 살펴보고, ‘도원결의(유비ㆍ관우ㆍ장비가 의형제를 맺은 복사꽃 핀 동산에서의 맹세)’는 한중일의 동일한 주제의 그림을 통해 이해하고, ‘주지육림(술이 연못을 이루고 고기가 숲을 이루다)’은 명나라 때의 판화로 이해한다.
고사성어를 묘사한 그림은 물론 연관된 그림과 사진 등을 통해 이해의 폭을 넓히도록 했다. 일반 회화, 민화, 글씨와 청동기, 도자기를 통해 한중일 조형방식의 차이와 변화를 한눈에 비교해 볼 수 있게 했다. 무엇보다 옛 고사의 교훈을 나열하거나 강요하는 방식이 아닌 현대적 관점을 통해 새로이 접근하고자 하는 저자의 참신한 해석이 돋보인다. 값 1만4천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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