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70대 실종’ 초동수사만 제대로 했어도…

나흘간 수색에 실패한 고물상서 작업인부가 두 달 뒤에 ‘시신 발견’
경찰 “철판 밑에 깔려 움푹 패인 곳 생각 못했다”… 부실 수색 논란

실종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나흘동안 수색을 벌였으나 실패한 장소에서 두 달 뒤 민간인이 실종자 시신을 발견, 부실수색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경기지방경찰청과 포천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0월2일 오후 6시8분께 고물상을 운영하는 남편 A씨(72)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부인의 신고를 접수했다.

부인 B씨는 “오전 8시에 나간 남편이 아직 오지 않는다”면서 “경영 악화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아오던 참에 무슨 일이 생겼을지도 모른다”고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A씨 휴대전화 위치추적 결과, 인접지역인 동두천 탑동으로 나오자 동두천경찰서에 공조를 요청하는 한편, 다음날인 10월4일부터 부인과 함께 A씨가 운영하는 포천시 선단동의 고물상과 주변 산책로 등을 수색했다.

하지만 구조견과 타격대 등을 동원한 경찰의 나흘간의 수색에도 A씨의 흔적은 찾을 수가 없었다. 수색에 실패한 경찰은 이대로 사건을 종료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A씨의 시신은 의외로 경찰이 나흘동안 매일같이 찾아갔던 A씨 소유의 고물상에서 발견됐다.

지난 17일 오후 1시10분께 고물상 내 고물을 처분작업하던 인부가 A씨의 시신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

A씨는 가로 2.6m, 세로 2m, 두께 10㎝, 무게 1t짜리 철판 밑에 깔린 채 숨져있었다. 당시 A씨는 작업모를 쓰고 있었으며 휴대전화도 발견됐다.

현장을 다시 찾은 경찰은 그제서야 철판 인근에 주차된 기중기(크레인)의 철끈(두께 1㎝)이 끊어져 있는 것을 확인, 철판을 자르는 작업을 하던 A씨가 기중기 철끈이 끊어지면서 사고사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기중기의 철끈이 끊어졌던 것은 철판 아래 시신을 보고난 후 발견했다”면서도 “당시 철판이 놓여진 장소가 아래가 10㎝ 이상 움푹 파인 지형이라 그 아래 사람이 있었을 것이라고는 생각치 못했다”고 해명했다.

안재권안영국기자 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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