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빌딩 숲이 무성한 국제도시 인천 ‘송도’가 대형화재에 무방비 상태라면 큰일이다. 소방당국 추산에 따르면 송도 국제도시의 최근 소방관련 안전발생 사고율은 매년 26%씩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대형 화재에 대비한 소방기관과 장비 보충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송도국제도시에는 녹색기후기금(GCF)사무국, 세계은행 한국사무소, 글로벌 녹색성장기구(GGGI) 등 국제기구가 초고층 업무시설과 대형 주상복합 상업시설 등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어 대형화재에 따른 대비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지역이다.
그러나 송도국제신도시에 소방시설로는 송도 119소방안전센터 내 배치된 펌프차, 물탱크차, 구급차, 사다리차 각 1대가 전부다. 소방구급 인원도 2년째 증원 없이 28명이 3개팀으로 나눠 3교대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 큰 문제는 송도국제도시와 가장 인접한 소방서와 소방안전센터는 공단소방서와 동춘119안전센터 2곳에 불과하다. 만일 송도국제도시 인근에 자리 잡은 LNG 기지에 대형화재가 발생한다면 대형참사로 이어질 게 불을 보듯 뻔하다.
인천소방안전본부가 지난해 송도 컨벤시아 2단계 증축 부지에 소방안전센터를 추가 건립키로 했지만, 국비 확보 불투명 등 여러가지 악재로 아무런 진척 없이 보류상태다. 인천소방안전본부가 LNG 기지와 송도국제도시 내 대형화재에 대비한 훈련 등 시기별로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하지만 소방시설과 소방인력 확보는 무엇보다 시급하고 중요하다.
송도국제도시 인근의 현재 소방기관 위치 및 소방시설 보유 현황을 토대로 꾸며 본보가 보도한 ‘가상의 화재’ 상황을 보면 그 실상이 여실히 드러난다. 한 초고층 빌딩 5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화재신고 5분 뒤 송도 119안전센터 소속 물탱크차, 펌프차, 구급차 각 1대씩 3대가 현장에 출동됐다. 그러나 거센 바닷바람을 탄 불길은 순식간에 건물 고층으로 타고 오른다.
또다시 5분 뒤 동춘119안전센터와 옥련안전센터에서 펌프차와 물탱크차 6대가 지원됐지만, 초기진압 시기를 놓쳐 치솟는 불기둥을 잡기에는 속수무책이다. 화재 발생 후 20분 뒤부터 고잔119안전센터를 비롯해 인근 2 ~3개 소방안전센터의 소방차가 도착했지만, 화마는 이미 빌딩의 20층을 집어삼키고 있어 인명과 재산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가상 화재이지만 능히 예상되는 긴급한 상황이다.
송도국제도시 컨벤시아 내 소방안전센터 설치와 고층 진화장비ㆍ인력 확충 등은 필수적이다. 송도를 비롯해 청라ㆍ영종지역에 소방기관 확충이 매우 시급하다. 지금은 예산 등을 따질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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