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종교] 사제(司祭-Sacerdos)란 누구인가

가톨릭교회의 사제란 겸손과 독신, 그리고 순명으로 교회에 봉헌된 성직자로서 모범된 생활로 양(信者)들을 하느님 나라로 이끄는 목자를 말한다. 영적인 아버지라는 의미로 신부(神父-Father)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신부는 왕직, 사제직, 예언직을 수행하며 세상 안에 살고 있으나 세상을 닮지 않는 시대의 징표를 분별하고 신자들을 천상구원으로 이끌 사명이 주어져 있다.

이러한 사명을 지닌 사제는 거룩한 직분을 수행하는 성직자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만민에게 복음을 선포하고 하느님 백성을 가르치며 성사를 집전하고 교회 공동체를 이끄는 역사적 책임을 갖는 것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인 <사제직무교령> 에 보면, 사제는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교역자요, 전례의 주관자이며 공동체의 지도자로서 자신의 이익을 찾지 않고 많은 사람의 구원에 유익한 것을 찾으며 사목활동을 더욱 완전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항상 정진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교회에 봉헌된 성직자로 목자를 말함

또한 교회법(285조~287조)에 성직자는 국가 공권력을 행사하는 공직을 맡을 수 없고 정치적 단체에 가입하여 정치활동을 할 수 없으며, 재산 관리인이나 상행위를 할 수 없고 금전 거래나 재산 보증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사회 안에 살면서도 사회에 속한 사람이 아니므로 시민과 국민의 의무와 권리를 지키면서 초연한 자세를 갖춰야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자유로이 사회를 평가하고 비판하면서 바로 이끌어 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인 것이다. 그러므로 가톨릭 성직자는 제단 바닥에 이마를 대고 엎드려 자신을 버리고 하느님 백성을 위해 봉헌되고 축성된 사제로서 스승이신 그리스도를 닮아 세상에 속한 어떤 권세에도 굴복되지 않는 자유로움으로 시대의 징표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가톨릭사제가 되기 위해서는 신심과 평판이 좋은 가정에서 성장하여 본당 주임신부와 관할 교구장의 추천이 있어야 한다. 신학교를 입학하여 전원 공동생활을 하며 성덕(聖德)과 지덕(智德)을 닦으며 일반사병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학부 4학년을 졸업해야 한다.

그리고 대학원 3년 전문 과정을 마치고 부제서품을 받고 1년 뒤 교구 사제들의 안수를 받으며 사제서품을 받음으로서 성직자의 길을 걷게 된다. 사제는 주교의 협력자로서 순명과 독신을 서약하며 발령을 받고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보통 한 사제의 임기는 3~5년 정도이며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파견된 사제는 하느님의 백성인 신자들의 영신적 아버지로서 세상 속에서 길 잃은 어린 양들을 돌보는 외로운 인생 길에 위로자이며 하느님의 아들로 세상에 오신 그리스도께서 선포하신 복음선포를 지상명령으로 받아들이고 현대 세계 안에 하느님의 나라 -그 나라는 진리와 생명의 나라요, 거룩함과 은총의 나라이며 정의와 사랑과 평화의 나라-가 실현 되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가톨릭 사제는 세상 안에 살면서도 세상에 속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지 않으며 물질적 탐욕에 빠지지 않기 위해 품위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경비만을 조달받는다. 또한 결혼을 하지 않는 독신으로 미래에 대한 걱정이나 가족에 얽매이지 않으며 세상을 향해 목숨을 내놓은 그리스도를 따라 불의에 항거하며 올바른 정의 구현을 위해 목숨을 내놓을 각오로 사제직을 수행한다.

구원 요할땐 정치도 윤리적 판단가능

<현대세계의 사목헌장> 의 76항, 곧 교회는 어떠한 정치 체제와도 결부되거나 얽매이지 않지만, ‘인간의 기본권과 영혼들의 구원이 요구할 경우에는 정치 질서에 관한 일에 대해서도 윤리적 판단을 내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라고 정의를 내리고 있듯이 세상을 향해 교회가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사제는 앞장서 나아가야 한다.

“나는 양들을 알고 내 양들은 나를 안다”(요한복음 1014)고 말씀하신 착한 목자이시며 스승이신 예수님처럼 세상을 향한 용기 있는 사제들의 윤리적 음성에 양들이 올바로 알아들을 수 있도록 귀를 열어야 할 것이다.

송영오 신부ㆍ천주교 수원교구 가정사목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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