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세관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금괴 밀수조직의 뇌물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인천세관본부 전 세관장 A씨를 구속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황의수 부장검사)는 지난 2007년 금괴 밀수를 도와주고 업자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관세청 인천세관본부 전 세관장 A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당시 A씨는 해외여행자들의 반입 물품을 검사하는 인천공항세관 통관국장이었다. 세관 간부가 밀수 과정에 직접 가담했다가 적발되긴 처음이어서 충격적이다. 밀수를 단속해야할 세관 주무 국장이 밀수를 돕고 업자로부터 돈을 받았으니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다. 그래도 그는 후에 세관장으로 승진했다. 요지경속이다.
A씨를 구속한 서울중앙지검 황의수 부장검사는 1년 전 인천지검 특수부장 때 공항세관 직윈과 금괴 밀수업자와의 뇌물사건을 수사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공항세관 휴대품 검사부서 직원 B씨(48)와 밀수업자 C씨(45·수감중)를 구속 기소했었다.
B씨는 2007~2008년 밀수업자의 금괴 밀반출을 도와주고 1억6천8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 받았고, 최근 항소심에선 7년형을 선고 받았다. 당시 검찰은 B씨가 금괴 밀수업자로부터 화장실에서 금괴를 넘겨받아 이를 자신의 조끼 안에 숨긴 후 세관직원 전용 통로를 이용, 공항 입국장을 역진입해 비행기 탑승구에서 금괴를 건넨 수법을 밝혀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세관 내 공범의 도움 없이는 범행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했었다. 하지만 B씨가 공범 유무에 대해 끝까지 함구하면서 세관 내 공범은 물론 뇌물 상납 고리를 밝혀내지 못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금괴를 조끼에 넣어 반입하려다 적발된 세관 직원을 수사하던 중 전 세관장 A씨의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홍콩 등의 금값 시세가 국내 보다 상대적으로 높아 밀수업자를 중심으로 상당량의 금괴가 밀수출됐을 것으로 보고 밀수조직과 인천공항세관에 대해 다시 전방위 수사를 벌이고 있다.
밀수는 국가 경제를 좀먹는 범죄다. 그런데 이를 단속해야할 세관직원이 사리사욕에 눈멀어 부정을 자행한다면 그 사회는 썩을 대로 썩은 것이나 다름없다. 보다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 아울러 관세청도 직원들의 비리를 차단할 자체 감찰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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