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배추·양배추·시금치 등 ‘뚝’
올해 대풍과 소비침체가 겹치면서 농산물 가격 하락이 장기화되고 있다.
12일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상품 기준 평균 도매가격은 배추 1㎏이 49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56.5% 떨어졌다. 또 양배추는 59.2%, 무는 38.5%, 당근은 52.8% 값이 하락했으며 양파 31%, 대파 40.3%, 시금치 49.9%, 애호박 42.2%, 풋고추 43% 등 대부분의 채소 가격이 1년 전 가격에서 반토막난 상태다.
이와 함께 농업관측센터 조사 결과 배추와 무, 감자, 당근, 양배추 등 엽근채소와 오이, 애호박, 토마토, 풋고추 등 과채류의 12월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어나면서 가격 하락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 같은 농산물 가격의 하락은 추석 이후 극심해진 것으로, 2009년 이후 4년 만에 태풍이 없고 작황이 좋아 생산량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이 쉽게 지갑을 열지 않으면서 공급은 늘고 수요는 줄어 가격 하락 장기화를 불러왔다.
이 때문에 생산농가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김기오 수원시설채소작목연합회 회장은 “오이와 시금치, 모듬쌈 등 재배 품목의 가격이 전부 1년 전의 절반 수준밖에 안 돼 인건비도 못 건지고 있다”며 “날이 추워지면서 난방비 부담까지 더해져 주위에서는 신용불량 위기까지 가거나 수확 포기를 심각하게 고려하는 농가들이 많다”고 말했다.
해마다 농산물 가격 널뛰기가 반복되면서 장기적인 수급 조절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값이 떨어지면 당장에는 소비자의 부담이 적지만 길게 보면 다음 해의 공급이 줄어 다시 가격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생산자, 소비자대표, 관련 전문가가 참여하는 농산물 수급조절위원회를 활성화하고 있다”며 “소비촉진, 수출확대 등 시장을 다각화하는 방안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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