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와 인천교통공사의 하는 일이 미덥지 못하다. 853억원을 들이고도 총체적 부실로 개통도 못한 채 폐물이 된 월미 은하레일의 대체 활용방안을 궁리 끝에 내놓은 레일 바이크 역시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다. 레일 바이크는 모노레일(은하레일)과 달리 사람이 페달을 밟거나 자동으로 움직이는 궤도자전거다.
모노레일로 설계된 시설을 레일 바이크로 대체하려면 교각은 그대로 쓴다 해도 Y(와이)레일과 차량·운행시스템 등을 모두 철거해야 한다. 재정위기에 막대한 돈을 또 쏟아 부어야 하니 혹하나 더 붙이는 격이다.
본란은 이미 은하레일 시설해체 주장과 함께 대체 활용방안도 미련을 버리고 포기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레일 바이크로 활용할 경우 시설 교체에 막대한 추가 재원이 필요한데다 사업전망도 어두워 수렁으로 자꾸 빠져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인천시와 교통공사는 이를 굳이 택했다. 졸책이다. 무엇에 쫒기 듯 사전 검증도 부족해 제2의 시행착오가 우려된다.
우선 공모기간이 짧다. 일정을 보면 당장 내년 1월부터 공모를 시작, 3월 제안서 접수→ 4월 사업자 선정 및 공사 착수→ 2016년 개통이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겨냥한 무리수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서둘다 자칫 은하레일처럼 부실공사가 되지 않을지 우려의 소리도 있다.
또 레일 바이크 대체 총사업비 500억원 중 설치비 200억원은 민간자본을 유치하고, 은하레일 철거비는 시공사인 한신공영과 감리단에서 받을 손해배상금 272억원으로 충당한다지만 재판이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없다. 100% 승소한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
문제는 또 있다. 레일 바이크의 수요예측과 사업성이 미심쩍다. 개통 이듬해인 2017년 수요 예측 비교치는 모노레일 이용자가 68만명인데 악천후일 때 이용객이 거의 없을 레일 바이크가 그보다 많은 80만명으로 예측했다. 납득하기 어렵다.
교통공사는 또 사전 조사에서 운행 첫해부터 수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하나 이도 이해할 수 없다. 인천발전연구원이 은하레일 계획 때 낸 수지분석 결과는 모노레일 이용객이 연간 최대 66만명에 달해도 37억~57억원 적자였다.
그러나 이번 손익 예측은 거꾸로 모노레일 연간 수익이 90억원이고, 레일 바이크는 이보다 20억원 많은 110억원이다. 비교치가 헷갈린다. 철저한 재검증이 필요하다. 인천시 등은 이미 투입된 예산(853억원)이 아깝다거나 지방선거 표심 등 정치적 이해 때문에 경제성 없는 사업에 매달리는 우(愚)를 범해선 안 된다. 당연히 대체 활용계획은 재검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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