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집으로 가는 길’

평범한 주부의 충격실화

Are You OK?

“저는… 집으로 가고 싶습니다”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의 모티브가 된 ‘장미정 사건’은 지난 2004년 마약 운반 사건에 휘말린 평범한 30대 주부 장미정 씨가 1년 4개월 동안 프랑스 감옥에 수감됐던 사건이다

당시 장미정 씨는 남미 금광에 투자하고 있다는 남편의 후배의 부탁으로 가방 하나를 유럽까지 운반하게 된다. 하지만 이 가방에는 코카인이 들어 있었고 장 씨는 파리의 오를리 공항에서 마약소지죄로 체포됐다. 이 사건은 지난 2006년 KBS ‘추적60분’에 소개돼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영화를 연출한 방은진 감독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사건들이 벌어지는 게 현실이다. 당시 기사를 통해 실제 주인공의 사연을 접하게 되었는데, 도대체 무슨 일로 프랑스 감옥에 갇히게 되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끊이지 않았다”며 영화화 한 이유를 밝혔다. 사건을 다룬 보도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은 물론 사건 연보, 실화의 주인공이 직접 쓴 일기를 참고하는 등 영화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고심했다고 한다.

주인공 ‘정연’ 역을 맡은 전도연 역시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영문도 모른 채 긴 세월을 대서양 외딴 섬 교도소에서 보내야 했던 한 평범한 주부의 이야기가 굉장히 흥미로우면서도 가슴 아팠다. 특히 실제 사건이라는 점이 무엇보다 충격적이었다. 이것은 ‘송정연’ 한 사람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야기도 될 수 있는 것”이라며 <집으로 가는 길> 이 내포하고 있는 사회적 공감을 강조했다.

지구 반대편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되찾기 위해 애쓰는 아내 ‘정연(전도연)’과 남편 ‘종배(고수)’의 안타까운 심정을 표현하기 위해 대한민국은 물론 프랑스, 도미니카 공화국까지 3개국에 걸친 대규모 로케이션으로 서울뿐만 아니라 프랑스 오를리 공항을 비롯해 주불대사관, 도미니카 나야요 여자 교도소, 카리브 해 등 실화 속 실제장소에서 촬영했고, 여의치 않은 교도소 장면은 실제장소와 가장 유사한 장소에서 촬영하여 관객이 극한 상황을 공유하도록 연출됐다.

특히 실제 수감자들과 연기해야 했던 전도연은 “송정연이라는 인물이 외딴 섬 감옥에서의 수감생활을 벗어나고자 하는 처절한 몸부림을 보여줘야 하는 중요한 시퀀스였기 때문에 부담이 극도로 치달았다. 또한 낯선 나라에서 현지 배우들과 연기를 해야 한다는 사실에 처음에는 정말 두려웠다. 그러나 그런 심정들이 오히려 정연의 절망적인 내면을 연기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11일 개봉하여 현재 상영 중이다. 15세 관람가.

곽은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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