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내내 ‘감성 충전’ 100%…...지방문화원이 ‘창조문화’ 이끈다
지방문화원은 우리 사회 최초로 지역민의 의지로 탄생한 문화단체다. 현재 활동 중인 문화단체 중 태생의 역사가 가장 길고 그 범위와 규모 면에서도 가장 폭넓다. 길게는 65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전국 229개 지방문화원은 창작 자료의 보고(寶庫)이면서 지역문화를 발굴계승하고 개발 및 보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쳐왔다. 경기도에도 31개 지방문화원이 있다.
그동안 지역문화 발전을 위해 많은 역할을 수행했으며 이를 통해 지역 문화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최근 들어 어떤 이들은 문화원을 ‘뒷방 노인’으로 취급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문화원의 진면목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경기도 문화원 중에는 소위 말해 ‘잘나가는’ 문화원이 많다.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등 나름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5개 문화원. 그 중심에는 경기도문화원연합회(회장 염상덕)가 플랫폼 역할을 잘 수행해왔다. 이에 본지는 ‘경기도 문화원열전’을 통해 5개 문화원의 경쟁력을 살펴본다.
안산문화원 안산의 역사 한눈에 ‘안산향토사박물관’
안산문화원(원장 김봉식) 1층에는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사에 이르기까지 안산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안산향토사박물관’이 있다. 문화원의 가장 큰 재산이자, 안산시민의 자랑이다.
안산은 지리적으로 바다와 인접함과 동시에 넓은 농경지를 배경으로 하여 농업과 어업이 옛부터 번성해 풍요로운 삶을 누렸고, 이러한 기반 위에서 다양한 민속과 예술 문화가 형성돼 왔다. 조선영조와 정조 시대 문예부흥기의 중심지로 많은 역사적 인물을 배출한 지역이기도 하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안산 시민뿐만 아니라 관외 지역민에게도 알리기 위해 향토사박물관이 지난 2008년 8월 6일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의하여 1종 전문박물관으로 등록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총 1천640종, 2천517점의 유물을 수집해 소장하고 있다.
고양문화원, 전국 최초 한옥 ‘단독원사’ 둥지
고양문화원(원장 방규동)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전통 한옥의 단독원사에 둥지를 틀고 있다. 2011년 11월25일 일산서구 대화동 노래하는 분수대 인근에 전통 한옥 건물로 지은 새 터전으로 이전했다. 이는 전국 최초의 전통 한옥 단독원사다.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부지면적 2만1천586㎡, 건물면적 2천315㎡)로 약 69억여원의 공사비를 들여 지은 이곳은 전통문화 전수실과 공연장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고양시 전통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고양문화원의 전통 한옥 원사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바로 고양유림 봉암서예원 이경무 원장이 고양문화원 원사 건립을 위해 34억여원에 이르는 본인 소유의 토지를 기부 체납했다. 이경무 원장의 기부정신은 고양지역의 나눔 문화의 좋은 본보기가 됐다. 고양문화원은 원사 건립을 위해 거액을 쾌척한 봉암 이경무 선생의 흉상을 로비에 세워 그의 아름다운 나눔 철학을 기리고 있다.
이천문화원, ‘톡톡’ 튀는 참신한 프로그램으로 차별화
이천문화원(원장 조명호)는 1963년 설립돼 5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프로그램 기획력에 있어서 단연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천 최초의 문화축제인 설봉문화제를 1987년부터 매년 10월에 개최해오고 있다. 크게 민속 행사, 문예 행사, 청미문화제 등 3가지로 구성된 설봉문화제는 천편일률적인 보여주기식 지역축제와는 궤를 달리한다. 그 가운데 ‘허수아비 가족축제’의 경우 지난해 처음으로 다문화가족이 참여하는 축제로 진행, 63개 다문화가정 총 203명이 각 나라의 특색을 살린 개성 있는 허수아비를 만들어 큰 호응을 얻었다.
평택문화원 ‘폐교’ 활용 지역문화공간으로 재창출
평택문화원(원장 김은호)은 특별한 공간을 가지고 있다. 이름하여 ‘웃다리문화촌’. 웃다리문화촌은 학생 수 감소로 2000년에 폐교된 서탄초등학교 금각분교를 평택시와 평택문화원에서 생활 친화적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해 2006년 문을 열었다.
생활도예, 솟대 및 장승만들기, 평택농악배우기, 한지공예, 천연염색 등의 정기강좌부터 떡메치기, 양초만들기, 클레이아트, 나무곤충만들기 등의 일일체험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 또 평택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외국인 대상 한국문화체험도 마련돼 있다. 게다가 지게, 양철도시락, 딱지 등 1950~80년대 부모님 세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물건들이 전시된 ‘웃다리박물관’과 도시생활 속에서 보기 힘든 닭, 염소, 돼지, 거위 등 다양한 동물들이 있는 ‘동물농장’도 색다른 재미를 준다. 또 1970~80년대의 학교 모습을 그대로 유지해 방송 촬영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MBC ‘무한도전’, SBS ‘런닝맨’, EBS ‘나도 요리사’ 등 지상파방송을 비롯해 MBC every1 ‘무한걸스’, tvN 현장토크쇼 ‘택시’ 등 케이블TV 방송에서도 촬영 장소로 소개됐다.
포천문화원 年 1천100여명 배출… ‘문화학교’로 승부
포천문화원(원장 이만구)은 문화학교를 가장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모범문화원이다. 문화학교는 현재 23개 강좌가 진행되고 있고 연간 1천100여 명의 수료생을 배출하고 있다.
지난 2004년 9월 처음 5개 과목으로 시작한 문화학교는 현재 23개 과목으로 각 기수당 평균 360여 명의 수강생을 배출하고 있다. 다른 교육기관과 차별화되는 순수 문화예술교육을 지향하고 있으며, 여가생활을 문화예술에 심취하고자 하는 많은 시민들에게 좋은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는 보람과 자긍심을 가지고 추진하고 있다.
또한 문화학교와 연계해 실버악단, 문화 나눔 봉사단을 구성해 구성원들의 노후를 보람있는 삶과 사회봉사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관내 요양시설을 비롯해 중앙의 전국 문화원의 날 및 도단위 각종 행사에 특별 초청을 받아 열연을 펼치며 포천문화원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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