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전·현직 연구원들 덜미 수천억원 들인 ‘자동차 엔진’ 핵심기술… 튜닝업자에 수백만원 받고 팔아
연봉 1억원 상당의 현대자동차 연구원들이 수천억원의 개발비용이 투입된 ‘국가핵심기술’을 단돈(?) 수백만원에 팔아먹다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이 빼돌린 기술은 자동차 엔진 전자제어(ECU) 데이터로 쏘나타, 제네시스, 모하비, 모닝 등 현대기아자동차 28개 차종에 달한다.
경기지방경찰청 산업기술유출수사대는 8일 자동차 튜닝업자에게 돈을 받고 ECU 데이터를 건네준 혐의(산업기술유출방지및보호에관한법률 위반)로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전 선임연구원 C씨(47)를 불구속 입건했다.
또 현직 연구원 L씨(43) 등 2명과 이들에게 돈을 주고 ECU 데이터를 빼낸 튜닝업자 Y씨(39) 등 6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C씨 등 현대자동차 연구원들은 1990년대 초중반 입사, 담당 차종의 자동차 엔진과 ECU 개발업무를 담당하던 이들로 광주의 한 자동차정비업소 대표인 Y씨에게 지난 2010년 9월 ECU를 건네고 400만원을 받는 등 수백만~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다.
특히 앞서 2009년에도 ECU 데이터를 빼돌려 팔아먹다 적발돼 퇴사조치 당한 C씨는 퇴사 전 자신의 노트북 등에 빼돌린 ECU를 보관하고 있다 Y씨에게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Y씨는 이렇게 입수한 기술을 이용, 2012년부터 최근까지 자동차 엔진을 튜닝해주고 차주들에게 30만~40만원을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카레이서 L씨(32)와 회사원 H씨(36)는 Y씨에게 ECU를 불법 취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ECU 데이터를 조작하면 차량의 최대속력과 최대출력 등이 높아질 수 있어 최근 자동차 동호회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하지만 유해 배기가스가 과다 배출되거나 터보 및 배기계, 연소실, 브레이크 등 핵심부품의 조기 마모돼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ECU 데이터는 자동차 엔진의 회전수와 흡입공기량, 압력, 엑설레이터 개방 정도 등에 맞춰 미리 정해놓은 점화시기 값과 연료분사 값 등을 조회, 연료의 분사량과 점화시기를 결정하는 기술로, 1개 차종 당 2년간 70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핵심기술이다.
안영국기자 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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