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이 코앞인데… 인천지역 음식점들 낯뜨거운 ‘콩글리시 메뉴판’
부평 등 대부분 식당들 외국인 손님맞이 준비 부실
영어ㆍ중국어 등 표기 오류 수두룩… 상세설명도 실종
인천지역 음식점들이 외국인 손님에 대한 서비스 준비가 부족해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부실 손님맞이’ 우려를 낳고 있다.
15일 일선 지자체에 따르면 각종 국제행사로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인천을 찾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지자체별 주요 특화거리를 중심으로 외국어 메뉴판 및 접대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음식점 업주들은 현재 메뉴판 수준 및 서비스 교육이 ‘기대 이하’라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많은 재료와 조리방법이 복잡한 한식 요리는 특성상 외국인에게 보다 친절한 설명이 필요하지만, 메뉴판에 적힌 재료와 조리 방법 등을 외국인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음식점 종사자들은 외국인 손님만 들어오면 손발을 이용한 보디랭귀지로 메뉴를 설명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남동구 구월동의 한 고깃집은 메뉴판에 오리 주물럭 요리를 ‘Spicy duck(매운 오리)’이라고 표기했다. 외국인들이 주물럭 요리를 이해하려면 ‘hand-rub duck wiith marinade(양념과 함께 버무린 오리고기)’ 등의 표현이 적합하다.
부평구의 한 해물탕집은 메뉴판에 해물탕을 ‘Spicy Seafood Soup’로 단순 직역해 놔 탕 요리에 낯선 외국인 중 일부는 실제 요리를 보고 놀라 자리를 뜨는 일까지 빚어지고 있다.
그나마 이들 음식점은 ‘Ori Jumulleok’, ‘Haemul Tang’ 식으로 표기하지 않아 그래도 나은 편이다.
또 이들 음식점 중 대부분이 내부 메뉴판만 외국어로 표기했을 뿐 외부 게시용 메뉴판은 한글만 적혀 있어 외국인이 메뉴를 선택하는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대형 국제행사들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외국인이 한국 음식과 문화 등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돌아갈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 등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부평구의 한 음식점 관계자는 “외국인이 메뉴판에 표기된 영어가 이해가 안 되는지 연거푸 물어보면 온몸으로 설명하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다”며 “문 앞에서 서성이거나 들어왔다가 음식을 보고 나가는 외국인이 많아 외국어로 자세한 설명을 표기한 외부 메뉴판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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