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어색함 어쩌지?… 잠시만요, ‘윷놀이’ 한판 놀고 가실게요

설 명절에 좋은 전통놀이

‘술래잡기. 고∼무줄 놀이. 말뚝박기. 망까기. 말타기∼. 놀다보면 하루가∼너무나 짧아…♬’ 오래전 노래를 흥얼거리며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하루가 짧도록 정신없이 놀아본 게 언제였나. 변변한 장난감 없이 친구와 분필 한 자루, 돌멩이 하나, 고무줄 한 개면 날이 저무는 줄도 몰랐습니다. 이제 그 풍경은 온데간데없네요. 시대가 변한 탓이겠죠. 너나 할 것 없이 손에는 스마트폰이 쥐어졌습니다. 설을 맞아 마주한 가족 사이에도 어색함만 가득합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설날,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전통놀이. 다른 건 필요 없습니다. 마음만 있으면 됩니다. 풍성한 명절 되시라고 큼직한 윷놀이 말판도 준비했습니다.

■ 설날하면 역시 ‘윷놀이’ … ‘어렵지 않아요∼’

우리나라 대표적 민속놀이를 말해보라 물으면 열에 아홉은 ‘윷놀이’를 꼽는다. 하지만 정작 놀이 방법과 규칙을 아는 이는 드물다. 목적은 단순하다. 4개의 윷가락을 던져 엎어지고 젖혀진 상태에 따라 누가 먼저 말판의 모든 말이 결승점을 통과하느냐에 따라 승부를 짓는다.

윷놀이 역사는 꽤나 깊다. 삼국시대부터 이어졌을 거라는 구전이 있으며, 고구려와 백제시대 ‘저포놀이’라는 윷놀이와 유사한 게임이 있었다고 한다. 인원은 제한이 없다. 두 사람이 일대일로 할 수 있고, 2인 이상 여러 명이 짝을 이뤄 진행할 수도 있다. 4개의 윷가락을 한 손에 쥐고 던져 엎어지고, 젖혀진 상태에 따라 말을 움직인다. ‘X’ 쪽이 보이면 엎어진 것이다.

3개가 엎어지고 1개가 젖혀지면 ‘도’로 1칸 이동, 2개가 엎어지고 2개가 젖혀지면 ‘개’로 2칸 이동한다. 또 1개가 엎어지고 3개가 젖혀지면 ‘걸’로 3칸 이동, 4개 모두 젖혀지면 ‘윷’으로 4칸 이동한다. 마지막으로 4개 모두 엎어지면 ‘모’로 5칸 움직인다.

말판은 네모난 형태로 중간에 지름길을 만들어, 때에 따라 먼 길을 가거나 지름길로 갈 수도 있다. 말은 보통 4개를 가지고 하며, 모든 말이 마지막 지점을 먼저 통과해야 이긴다. 그런 점에서 말판의 말을 어떻게 쓰느냐가 관건이다.

윷놀이는 한 지점을 두고 같은 편끼리는 공유할 수 있어 2개 이상의 말이 업어 갈 수 있다. 그렇지만 상대방과는 공유할 수 없다. 따라서 한 지점을 두고 양쪽 편이 서로 잡고 잡히는 상황이 수시로 나타난다. 상대방 말이 있는 지점을 추적해 그 말을 잡을 수 있으며, 잡힌 말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점으로 가야한다. 때에 따라 쫓고 쫓기는, 잡고 잡히는 상황이 수시로 발생해 박진감 넘치는 놀이를 할 수 있다.

재미를 더욱 높이기 위해 다양한 장치도 추가할 수 있다. 말판 지점 마다 벌칙을 써놓는 것. 설날인 만큼 ‘설거지하기’, ‘안마하기’, ‘노래하기’ 등 위트 있는 벌칙으로 극적 요소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윷과 말이 없을 때는 이렇게…

우리가 보통 아는 윷은 ‘가락윷’이다. 보통 박달나무와 통싸리나무, 밤나무, 복숭아나무 등으로 만드는 데 보통은 밤나무로 가장 많이 만든다. 시중에 길이 15cm 정도의 둥근 나무 2개를 반으로 쪼개 만든 윷이 판매되고 있다.

문구점이나 편의점에서도 3천원∼5천원이면 구매 가능하다. 하지만 돈이 없고, 구할 곳이 마땅히 없다면 주변에 있는 물건으로 급조할 수 있다. 바로 ‘휴지심’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설날, 음식을 하고 남은 휴지심을 납작하게 누른 뒤 한쪽면에 ‘XXX’를 표기해 위와 아래를 구분하면 끝난다.

둥근 면이 던졌을 때 굴러 엎어질 듯하다 젖혀지고 젖혀질듯하다 엎어지는 느낌을 살릴 수 있다. 그래도 가락윷을 던질 때보다 손맛은 덜하다. ‘말’은 병 두껑이 묵직하고 쳐내는 맛이 있어 추천한다.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