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의 부실공사가 또 말썽이다. 인천아시안게임을 위해 건설된 일부 경기장의 하자가 곳곳에서 드러나 문제가 되고 있다. ‘마린보이’ 박태환 이름을 따서 건립한 국제규모의 문학 박태환 수영장의 일부 바닥 타일이 떨어지는 하자가 발생했다. 지난해 10월 준공한 지 불과 4개월만이다. 최첨단 수영장이라는 이름이 부끄럽다. 문학 박태환 수영장은 425억원을 들여 건립한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대우건설이 시공했다.
문학 수영장관리단에 따르면 최근 경영 풀(50m·10레인)과 다이빙 풀(30m·25m)사이의 선수 이동 통로 타일 수 십장이 떨어져 나갔다. 관리단은 겨울철 난방을 시작하면서 타일 밑에 스며든 물의 온도가 상승, 타일이 팽창해 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타일과 콘크리트 접착면의 방수작업 부실로 인한 침수가 원인이라는 것이다.
수영장 공사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방수작업이다. 기초적인 방수작업에 결함이 있었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시행사인 인천아시아경기대회지원본부는 관리단의 하자 통보에 따라 3월께 대대적인 보수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수영장의 물을 모두 빼낸 후 보수작업을 할 경우 평소 훈련장으로 이용해온 인천 수영선수단의 훈련 차질이 불가피하다.
부실시공은 이 뿐만이 아니다. 남동 럭비경기장은 동측 지붕 3~4곳에서 비가 새 시공사인 계룡건설과 보수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이에 앞서 열우물 실내 테니스 코트장도 지붕에서 비가 새 보수했고, 송림 배구경기장은 벽면에 균열이 발생, 시공사인 GS건설이 보수했다.
건축전문가들은 이 같은 하자 원인에 대해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공기(工期)에 쫒긴 시공사가 무리한 공사를 강행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졸속은 부실을 낳고 부실은 위험을 부르게 마련이다. 특히 겨울철 공사는 각종 안전사고에 노출되기 쉽다. 사이클 경기가 열릴 계양 벨로드롬 경기장 개보수 현장에서 최근 거푸집 안전핀을 잘못 끼워 거푸집이 붕괴돼 근로자 2명이 크게 다치기도 했다.
경기장 시설관리단 관계자는 지금까지 드러난 대부분의 하자가 대수롭지 않은 수준이라고 했지만 너무 안이하다. ‘하나를 보고 열을 안다’고 했다. 일부를 보고 전체를 미루어 안다는 뜻일 터이다.
사소한 부실도 시설물 안전에 중대한 결함이 있을 수도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현재 공사 중인 경기장은 물론 이미 준공된 각 경기장도 전면적 점검이 필요하다. 관계당국의 보다 철저한 관리·감독과 시공자들의 안전의식 제고를 촉구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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