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균의 스케치여행] 수류성당

1889 프와넬 신부의 설계로 태어나 125년의 세월을 잇고 있는 이 성당은 한국전쟁 때 미사를 참례한 빨치산들과 인민군을 몰살하려고 불을 질러 전소된 것을 재건한 것이다. 전주의 전동성당과 함께 태어났고, 나바위 성당에 버금가는 목조건물이었다고 한다. 1859년 다시 지은 벽돌 조 건물이 현재의 모습이다. 은은한 아이보리색 벽과 성스러운 내부모습이 인상적이다. 아름다운 순례길 7코스 금산사 수류구간은 가장 많은 종교성지가 있는 곳. 금산사를 비롯해 증산교, 대순진리교 등 신흥종교와 금산교회 원평성당, 원평교회 등이 있다. 1894년 동학농민군이 관군과 대적한 구미란 전적지도 볼 수 있다. 동학군이 패배한 뒤 전국으로 뿔뿔이 흩어진 곳이다. 구미란 전적지부터는 한적한 길이 이어졌다. 산티아고 가는 길 같다는 아름다운 순례길 위로 진눈깨비가 흩어진다. 농민군의 원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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