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인사 ‘주연’ 시의회 묵인 ‘조연’
과천시 시설관리공단이 연간 100억원대의 적자운영으로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본보 2월3일자 12면) 공단의 방만한 경영은 과천시의 낙하산 인사와 시의원의 묵인 때문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17일 공단과 과천시에 따르면 공단은 지난 2007년부터 상임이사 제도를 도입, 3년 단위로 상임이사를 선출하고 있다. 상임이사의 연봉은 6천여만원으로 과천시 부시장급 급여를 받고 있으며 연간 1천만원 이상의 성과금까지 지급되고 있다.
공단은 지난 2007년부터 올해 1월까지 5명의 상임이사가 선임했으며 그동안 공단 상임이사 자리는 과천시 기획실장 출신이 독차지했다. 사실상 과천시 공무원의 인사 폭을 넓히기 위한 명분으로 4급인 기획실장이 공단의 상임이사 자리를 꿰찬 것이다.
그러나 과천시 기획실장이 담당하는 기획실 부서에는 예산팀과 감사팀이 포함돼 있어 공단의 감사와 예산 편성시 전임 실장이 상임이사로 있는 공단에 전관예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 과천시의 현직 기획실장도 2∼3년 후 공단의 상임이사로 자리를 옮기기 때문에 공단의 방만한 경영과 내부적인 문제점에 대해 사실상 묵인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공단을 감독·감시해야 할 시의원들 조차 5천여명의 공단 회원들의 표 때문에 공단의 방만한 경영에 대해 눈을 감고 있다.
시의원들은 그동안 연간 1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보고 있는 공단에 대해 행정감사와 예산 심의 때 이렇다 할 지적을 하지 않고 묵인해 왔다.
이같은 과천시의 낙하산 인사와 시의원들의 묵인 등으로 인해 공단은 수지율(수입과 지출의 비율)이 58%까지 떨어져 공기업 해체 수준에 이르고 있다. 공기업법상 수지율이 50% 이하이면 공기업을 해체해야 한다.
과천시 한 공무원은 “공단은 오래 전부터 신이 내린 직장으로 전락했다”며 “이는 과천시의 낙하산 인사와 과천시의회의 부실한 행정 감사도 한 몫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공단의 상임이사는 공모를 통해 이사회를 결정하는 것이라며 낙하산 인사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과천=김형표기자 hp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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