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지고… 갈라지고… 때우고… 누더기 인도 [현장속으로] 연수구 ‘샌드콘 포장 人道’ 눈살
먼우금길 일대 자전거도로 겸용 설치… 수년째 ‘애물 전락’
한푼 아끼려다 ‘배보다 배꼽’… 균열ㆍ파손ㆍ보수 악순환
25일 오후 1시께 인천시 연수구 먼우금사거리에서 동춘동 방향의 한 인도. 초록색인 인도는 대부분이 쩍쩍 갈라져 회색빛의 콘크리트 속이 드러났고, 곳곳에 떨어져나온 작은 조각조각이 바닥에 그대로 널브러져 있다.
일부 구간은 가로수 뿌리가 자라 지반이 볼록 솟아있는가 하면, 공원 앞 한쪽 인도는 지반이 가라앉아 물이 고여 있다.
인도는 상·하수도 공사 등이 벌어졌는지 검은색 아스팔트로 때워진 곳도 쉽게 볼 수 있고, 새로 생긴 가로등과 방범용 폐쇄회로(CC)TV 가로등 밑은 진한 초록색의 아스팔트로 메워져 있다.
반면 왕복 4차선 도로 건너편 인도는 보도블록으로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주민 A씨(38)는 “길을 다닐 때마다 ‘왜 여기만 이런 이상한 색에 이상한 재질로 인도를 만들었을까?’라는 의문이 끊이질 않는다”면서 “보통 보도블록 인도보다 푹신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아스팔트 인도처럼 물이 빠지는 것도 아니고, 여기저기 갈라지는 재질인 것 같고…. 기능이나 미관 등 모두 낙제점인 인도다”고 말했다.
인천시 연수구 먼우금길에 조성된 인도가 수년째 누더기가 되고 있다.
구에 따르면 지난 2008년 2억 7천여만 원을 들여 먼우금길 동춘1동 주민센터~청량어린이공원~청량중학교 일대까지 2.51㎞의 인도 정비 공사를 했다.
그러나 이 구간 인도 대부분이 갈라지고 보수흔적으로 가득해 길을 지나는 시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구가 이 구간에 자전거겸용 인도를 설치하면서 보도블록(1㎡당 2만 5천 원)이나 아스콘(1㎡당 3만 2천 원)보다 싼 샌드콘(1㎡당 1만 5천 원) 재질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샌드콘은 가격이 싸지만, 아스콘보다 재질이 얇아 잘 깨지고 유지보수를 하면 눈에 잘 띄어서, 인천은 물론 전국에서 인도 설치용으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재질이다. 샌드콘으로 인도를 만든 곳은 이곳이 인천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게다가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 인도를 샌드콘으로 만들었지만, 이후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구는 이 인도 옆 차도에 폭 1m의 별도 자전거 도로를 설치했다. 1년 만에 인도를 샌드콘으로 만든 이유가 사라진 셈이다.
구 관계자는 “당시 아스콘은 너무 비싸고, 보도블록보다는 샌드콘이 평평하면서도 가격이 싸 선택했던 것 같다”면서 “공사 직후부터 샌드콘 재질 특성상 꽤 많은 균열이 발생했지만, 지속적으로 보수해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우기자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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