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문화예산은 올해 1천950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1.5%에 불과하다. 지난해 2천600억원(1.98%)에서 오히려 줄어들었다. 경기도 재정여건이 어렵다는 점에서 한편으로는 이해를 한다.
그런데 문화예산 2%가 궁극적인 목표인가, 그리고 문화예산 2%를 달성했을 때 경기도는 얼마나 달라지는가를 반문하면 여전히 채워지지 않는 부족함이 느껴진다. 그래서 이제는 2%냐 3%냐 하는 수치만을 놓고 문화정책을 논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는 생각이다.
문화는 곧 ‘일자리ㆍ산업ㆍ교육의 장’
물론 문화예산의 확보는 중요하다. 문화예산이 기본적으로 너무 적고, 더 끌어올려야 한다. 그러나 국가나 지자체가 재정난을 겪는 현실에서 문화예산을 무조건 늘리겠다는 것은 장밋빛 공약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예산 수치만을 놓고 접근해서는 현 정부가 표방한 문화융성을 이루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지금이야말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것은 바로 문화를 ‘향유차원’에서만 바라보지 말자는 것이다. 문화를 향유의 대상으로만 바라보고 그에 준하는 정책을 구현하는 것은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예산 수치에만 매몰되면 문화가 가진 무한대의 확장성을 이끌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향유 대상으로서의 문화’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부분을 따로 분리하지 말고 한꺼번에 봐야 할 때이다. 문화정책에 대한 접근법도 ‘문화예산이 얼마인가’ 식으로 할 것이 아니라, 산업·일자리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문화의 확장성은 확연히 달라진다.
경기도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문화’를 넣었다. 경기 남부권은 ‘K-밸리’를 구축해 소프트웨어를 바탕으로 하는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만들겠다는 기본 구상을 갖고 있는데, 이곳으로 전 세계의 인재가 모이고 상주하기 위해선 최신 문화트랜드가 모여 있는 문화의 거리와 다양한 볼거리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경기 서북부에는 평화공원과 한류자원을 접목, 이른바 ‘K-팝 밸리’를 구축해 전 세계인이 DMZ에 모여 세계 평화를 노래하게 하고, 경기 동북부는 ‘K-아트 밸리’를 통해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기초예술, 연극과 미술, 교육을 접목한 문화 힐링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으로, 여기에서도 문화산업이 핵심 축으로 자리한다.
이렇게 문화를 중심으로 창업 생태계가 조성되고, 컨텐츠와 문화·관광 산업이 부흥해 만들어지는 일자리는 기존의 제조업에 비할 바가 아니다. 무엇보다 젊은이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마련된다. 여기에서 나오는 부가가치 역시 국가나 지자체의 문화예산에 비할 바가 아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모든 산업이 규제를 받지 않는 산업이라는 것이다.
수도권 규제를 피하면서 지역경제를 부흥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지인 셈이다. 이것이 나의 경기도 발전 구상의 핵심이다. 문화가 바로 일자리가 되고 산업이 되는 것이고, 별개의 것이 아니라 한 묶음인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한 창조경제이고 문화융성이라고 생각한다.
차기 경기도지사는 문화도지사 돼야
창조경제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문화적 접근으로 다가가면, 놀이가 일이 되고, 돈이 되는 것이다. 게임 산업을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문화를 보는 시각을 달리 한 것이다. 경기도지사를 통해 이루려는 것도 바로 ‘문화와 일자리의 접목을 통한 미래 창조’이다.
문화예산 2%, 이제 고정관념을 깰 때이다. 생각을 바꾸면 문화는 곧 일자리이고, 산업이고, 교육의 장이다. 경기도의 미래는 규제받지 않는 산업, 문화 속에 해답이 있다. 그래서 차기 경기도지사는 문화도지사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정병국 국회의원(새누리ㆍ여주양평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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